국내 주택부문 매출 반영 지속·해외 손실 감소… 이익 개선업황 부진에 따른 수주잔고 감소… "4분기 이후 둔화 우려"
  • ▲ 지난달 현대산업개발이 공급한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 내. 이 단지는 평균 1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당해지역에서 마감됐다. ⓒ현대산업개발
    ▲ 지난달 현대산업개발이 공급한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 내. 이 단지는 평균 1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당해지역에서 마감됐다. ⓒ현대산업개발


    3분기에도 상장 대형건설사들의 실적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택부문에서의 꾸준한 매출 반영과 해외손실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외 업황부진에 따라 이 같은 호실적 행진이 계속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산업개발(이상 시공능력평가 순) 등 상장 대형건설사 6개사 3분기 예상매출액은 총 17조568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6조4554억원보다 6.76%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76억원에서 1조411억원으로 24.2%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건설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국내 주택에서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다. 2~3년 전 성공적으로 분양했던 단지들의 준공이 이어지면서 최근 정부 규제 등에 따른 시장 침체와는 무관하게 현금흐름에 안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사업의 경우 지역과 단지 규모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원가율이 80~85% 수준으로 낮다. 해외사업이나 SOC 사업의 원가율이 95~100%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높은 셈이다.

    또한 그동안 실적을 훼손시켰던 해외 적자 프로젝트들도 하나둘씩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미청구공사액 등이 줄어들면서 손실 규모를 크게 줄였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건설사가 해외 저가공사 손실을 거의 털어내고 있고, 그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초부터 작용해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며 "주택공사는 뒤로 갈수록 매출이 커지기 때문에 별일이 없는 이상 내년까지는 건설사들이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가장 큰 폭의 영업이익 상승이 기대되는 곳은 대우건설이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대우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980억원보다 147.2% 증가한 242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GS건설도 높은 영업이익 상승이 기대된다.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71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384억원에 비해 87.2%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단행한 빅배스, GS건설은 해외사업장 손실 선반영이 기저효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건설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과거 국내 주택시장에서 수주했던 분양물량이 본격적으로 입주로 연결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해외 미청구공사액을 일찌감치 털어냈던 대우건설과 GS건설이 올해를 턴어라운드 삼아 실적 호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18.5%, 5.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림산업은 해외 플랜트 공사에서 손실 우려가 크게 줄어들고 국내 토목사업들의 손실 반영도 2분기에 종료되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산업개발은 도급주택을 중심으로 한 주택부문의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 상승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전분기에 반영됐던 일회성 비용 등이 제외되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부문에서도 추가비용이 발생하던 발전소 준공, 미착공 프로젝트 착공 전환 등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부실현장의 손실 처리가 마무리된 점이 수익성 증대로 이어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발전 플랜트를 제외한 빌딩(계열사 하이테크 프로젝트), 토목, 주택 등 전반적 매출 확대와 판관비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어지는 실적 개선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국내 주택사업은 물론, 해외시장에서의 물량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반기 기준 이들 6개사의 수주잔액은 180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95조원에 비해 7.27% 감소했다. 대우건설(-12.4%)과 대림산업(-11.2%)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삼성물산 -8.44% △현대건설 -6.78% △현대산업개발 -3.17% △GS건설 -0.76% 등도 감소했다.

    잇단 부동산 규제책에 따른 주택시장 위축과 SOC예산 감축 등으로 국내 신규수주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장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지 미지수다.

    해외시장도 만만치 않다. 해외건설협회 집계 분석 결과 6개사의 올 들어 현재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모두 7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억달러의 76.4%에 그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주택시장에 대한 전방위 규제와 SOC예산 감축 그리고 해외건설 시장의 부진을 고려하면 신규수주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당장 4분기에도 건설업계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