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 선거, 사측 후보없고 現노조 우호 세력만 출마KB금융 노조, 우리사주 위임받아 소수주주권 행사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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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이 내달 11일 우리사주조합장을 선출한다.

최근 KB금융 노조 영향력이 높아진 가운데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한층 더 힘이 실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새 우리사주조합장을 선출하기 위해 지난 15일 후보 접수를 마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달 열릴 선거에서는 과거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던 배호각 후보와 현 국민은행 노동조합 집행부 수석부위원장인 류제강 후보가 맞붙을 예정이다.

기호 1번인 배 후보는 국민은행 직원들과 진영을 꾸렸고, 기호 2번 류 후보는 KB손해보험 노조 사무처장, 국민카드 노사TFT 담당자 등과 손을 잡았다. 

KB금융지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내달 11일 온라인 투표로 우리사주조합장 선거를 실시하고 15일 당선자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KB금융 우리사주 전 조합원 숫자는 2만1000여명에 달하는데 투표율 50% 이상, 과반 이상 득표한 후보가 최종 당선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KB금융 우리사주조합장 선출을 두고 노사가 격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최근 KB금융 노조가 우리사주조합으로부터 KB금융 주식을 위임받아 임시주총에 안건을 상정하는 등 경영 참여 가능성을 대폭 높이고 있어서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사측이 우리사주조합장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노조에 우호적인 이들만 선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번 우리사주조합장 선거 역시 노조에 힘을 실어줄 후보들로만 구성돼 향후 노조의 사측 흔들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KB금융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은 0.47%다.

지난 2015년만 하더라도 0.75%에 달했지만 최근 KB금융 주가 상승으로 인출이 계속되며 지분율이 소폭 하락하고 있다.

이에 우리사주조합은 내년 새 조합장을 맞이한 뒤 직원들에게 소득공제 효과 등 우리사주 취득 이점을 적극 홍보해 향후 지분율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KB금융은 오는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노조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선임과 이사회 내 모든 위원회에 지주회장을 배제하는 정관변경 안건 통과여부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KB금융 주주총회 결과를 기점으로 다른 금융사 노조의 경영 참여 시도가 한층 활발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은행이나 하나금융 노조도 우리사주조합 지분을 활용해 주주제안권을 행사하고 사측의 경영 방식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노조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내주 열리는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 결과가 앞으로 금융권 노조의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