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비율 12%p 악화… 부채비율 개선세 웃돌아국내외 업황 부진 전망… "재무구조 안정화 힘써야"
  • ▲ 자료사진.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성재용 기자
    ▲ 자료사진.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성재용 기자


    올해 3분기 전년대비 개선된 영업성적표를 받아든 시공능력평가 상위 11개 건설사의 재무성적은 영업성과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지난해보다 개선됐는데, 유동비율이 그 이상으로 악화됐다. 문제는 부정적 업황 전망이 이어지면서 자칫 유동성 위기를 겪는 곳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시평 상위 11개 건설사의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은 별도 기준 135.2%에서 올해 3분기 126.6%로 8.55%p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이 75.9%로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현대산업개발(83.7%), 현대엔지니어링(89.7%), 현대건설(114%) 등이 평균을 하회했다.

    특히 현대ENG(-22.5%p), 삼성물산(-21.8%p), 현대건설(-21.3%p) 등 전년대비 감소폭이 큰 3개사가 부채비율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포스코건설 144.7%(+48.1%p) △한화건설 281.3%(+33.9%p) △GS건설 273.9%(+25.8%p) △대우건설 273.0%(+17.0%p) △대림산업 138.7%(+14.5%p) △롯데건설 142.1%(+0.05%p) 등은 전년대비 증가하면서 평균을 웃도는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유동비율이다. 이들 11개사의 평균 유동비율은 123.2%로 지난해 3분기 135.9%에 비해 12.7%p 악화됐다. 부채비율 개선세 이상으로 악화된 셈이다.

    △한화건설 85.4% △대우건설 100.9% △GS건설 112.1% △포스코건설 115.4% △SK건설 116.6% 등이 평균을 밑돌았다. 이들 중 포스코건설(-50.0%p), GS건설 (-31.9%p), 대우건설(-24.8%p) 등 3개사의 경우 부채비율에 이어 유동비율도 평균 이상으로 악화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유동성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반면 현대산업개발(206%), 현대ENG(183%), 현대건설(181%), 롯데건설(156%) 등은 150%를 상회하면서 유동비율이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악화된 재무구조보다 더 큰 문제는 내년 건설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몇년간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해외시장의 수주나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해외 부진을 커버해주던 주택 경기는 정부의 각종 규제책에 따라 침체될 위기에 있다"며 "여기에 공공 발주시장 여건까지 악화되면서 건설경기를 지탱하는 세 개 축 모두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SOC예산을 전년대비 20.0% 축소시킨 17조7000억원으로 책정, 국내 공공부문 발주 여건 악화에 따른 채산성 저하가 우려되며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민간 발주 시장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가 이어지는 해외건설 시장 역시 국제유가 수준은 올라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분위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150% 수준까지는 올라와야 할 유동비율이 부채비율 개선 이상으로 악화되면서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주택, 공공 그리고 해외까지 건설업 전 부문이 위기에 처한 만큼 기업별로 원가율 절감, 판관비 축소 등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11개사는 3분기에 전년대비 각각 8.60%, 65.6% 증가한 매출 34조원, 영업이익 1조5946억원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