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의 그늘] 외식·프랜차이즈 업계 직격탄… "물가 인상 불가피"

인건비 비중 높은 매장, 인력 구조조정 또는 제품 가격 인상 불가피 전망
영세 자영업자 부담 커져,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전가 우려
"제품 가격 상승보다 효율적 운영 시스템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김수경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2.28 07: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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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통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높아지는 물가에 맞춰 최저임금도 올라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점은 공감대를 끌어냈지만 17년 만에 최대 인상 폭이 결정되면서 동반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가맹사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며 인건비 상승분은 고스란히 물가 상승으로 전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 7530원 시대를 준비하는 유통업계의 분위기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진은 기사와 무관. ⓒ뉴데일리DB



내년 1월 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조정되면서 외식·프랜차이즈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외식·프랜차이즈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외식업계와 프랜차이즈 업계는 인건비 상승분을 상쇄할 방안을 짜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 법정 최저임금을 받는 단시간 노동자인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 상승 시기에맞춰 임금을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CJ푸드빌과 이랜드파크,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종합외식업체들은 현재 내부 논의를 거쳐 1월부터 법정 최저임금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들은 본사 차원에서 임금을 일괄 조정할 수 있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은 인건비 부담이 고스란히 가맹점주 몫이기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내 최대 가맹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파리바게뜨를 포함해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등 프랜차이즈 빵집과 커피전문점 등은 아르바이트생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료, 원재료 가격, 인건비가 모두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며 "매출 상승폭이 그 3가지 부문의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저임금이 16.5% 오른다는 것은 손익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원재료 가격은 임의로 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손익을 예전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임대료가 싼 곳으로 가게를 이전하거나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게를 이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가장 쉽게 고민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인력을 조정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존 아르바이트생을 2명 고용하던 매장이 1명으로 줄인다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대신 점주가 업무를 본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인력 조정을 고민하는 매장이 대부분"이라며 "그게 아니면 결국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 밖에는 선택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가격 결정권은 본사가 아닌 가맹점주들에게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본사가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은 전혀 없지만 가맹점주들이 임의로 제품 가격을 조정하는 것까지 본사가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부 가맹점들이 본사에서 정한 권장소비자가격보다 제품 판매 가격을 임의로 올리게 되면 인건비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놀부부대찌개'와 '신선설농탕', '신전떡볶이' 등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가격을 인상했으며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뉴데일리DB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이중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올 초 제너시스BBQ와 교촌치킨은 가격인상을 발표한 이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철회했다. 이후 치킨업계는 쉽사리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맹점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가격 인상을 요구해왔다"며 "지금 당장은 가격 인상을 검토한다는 말도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당장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분담하기 위해서라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미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배달 기사(라이더)들의 임금도 프랜차이즈 업계의 고민으로 남아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는 직원은 업무 특성상 고충을 감안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현행 최저 임금보다 1000~2000원 더 높은 시급을 주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오르면 이들의 임금도 더 올려줘야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매장 근무 직원들에 대한 최저임금 인상은 법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라며 "배달 직원들의 임금은 어떻게 조정할지 아직 정해진 바가 없고 다음주 쯤 확정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패스트푸드 업체뿐만 아니라 동네 중국집과 치킨집, 식당 등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히려 일자리가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창업시장 자체가 침체될 수 있다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대료와 원재료 가격, 인건비 등이 매년 치솟으면서 은퇴자들에게 창업 기회를 열어준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이 외면받고 있다"며 "창업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이나 대책 등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대기업형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무인점포나 키오스크, 스마트스토어 등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며 인건비 비중을 줄이는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다"며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도 매년 오르는 최저임금과 물가, 임대료 등을 제품 가격으로만 상쇄하려하기 보다 시스템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대비해서라도 매장 운영이나 주방 시스템 등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인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프랜차이즈와 대기업 본사들은 단기적인 가맹점 지원 대책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시스템 정비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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