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11개구 아파트값 8억원대… "양극화 뚜렷"
  • ▲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전경. ⓒ뉴데일리 DB
    ▲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전경. ⓒ뉴데일리 DB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상승의 영향으로 전국의 주택 매매 중위가격이 처음으로 3억원을 넘어섰다.

    4일 KB국민은행의 2017년 12월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중위 매매가는 3억259만원으로, 전월 2억9978만원에 비해 281만원 올랐다.

    중위가격은 '중앙가격'이라고도 하며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초고가 또는 최저가 주택은 제외되고 중앙에 분포한 가격만 따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택가격의 흐름을 설명하는데 적합하다. 평균 매매가는 일부 고가 주택들이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중위가격은 그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전국 주택 매매 중위가격이 3억원을 돌파한 것은 국민은행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전국의 주택 매매 중위가격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2억3000만~2억4000만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2015년 말 2억6000만원대에 이른 뒤 꾸준히 상승, 지난해 6월 2억9000만원을 넘어섰으며 이번에 3억원 고지에 올랐다.

    8·2대책의 규제 영향으로 지난해 9월과 11월에는 단독과 연립·다세대 주택이 타격을 받아 가격이 하락했고, 이로 인해 지난해 9월에는 40개월 만에 전국 주택 중위가격이 처음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12월에는 아파트의 꾸준한 가격 오름세와 함께 주춤하던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의 가격도 동반 상승하며 전국 주택 중위가격을 끌어올렸다.

    12월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2283만원으로, 11월 3억2042만원보다 241만원 올랐으며 단독 3억778만원과 연립 1억6382만원도 11월(3억432만원·1억6107만원)보다 각각 346만원, 275만원 상승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중위가격 3억원 돌파에는 수도권, 특히 서울 집값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2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주택 중위가격은 4억59만원으로, 11월 3억9521만원보다 538만원 오르면서 처음 4억원대로 올라섰다.

    서울의 경우 강남권이 포함된 한강이남 11개구의 주택 중위가격은 7억451만원으로, 전월 6억9237만원에 비해 1214만원이 오르면서 7억원을 처음 넘어섰고, 강북 14개구의 주택 중위가격은 4억2908만원으로 전월 4억2585만원보다 323만원 올랐다.

    여러 주택 유형 중에서도 서울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6억8500만원으로 전월 6억7306만원보다 1194만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남권을 비롯한 한강 남부 11개구 아파트의 중위가격이 8억4760만원에서 8억6645만원으로 1885만원이나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올라가면서 전국 주택 중위가격이 오른 셈"이라며 "'전국' 주택 중위가격이 올랐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이 오른 것으로,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