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효성 등 총수들 재판에 연루돼문재인 정부, 北 문제에 관심 쏠려 재계 외면
  • ▲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경제올림픽'으로 한국 기업들이 마케팅·홍보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됐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정작 재계가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롯데, 효성 등의 총수들이 재판에 발이 묶인 데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문제 해결에만 관심이 쏠려있기 때문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지적이다.

    1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외신에서도 한국 기업이 평창올림픽 유치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지만 정작 올림픽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각) "한국 기업이 평창올림픽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기업이 평창 경기 후원에 대해 오해를 받을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올림픽을 (적극) 후원하는 게 위험한 문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재계 1위인 삼성전자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하며 평창올림픽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 제공' 혐의로 구속 기소한 이후 이 부회장은 지난 5일 석방되기 전까지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참석해왔다. 이제 막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이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은 무리였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스키협회장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경영비리' 관련 재판외에도 박근혜·최순실 592억 뇌물 관련 공판에 얽혀있는 처지다. 검찰은 신 회장이 서울 시내면세점사업권 재승인 등 경영 현안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씨와 관련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넸다가 지난해 6월 검찰수사 직전 돈을 다시 돌려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12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조세 등 혐의로 기소돼 조석래 전 회장, 조현준 회장 등이 재판에 참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조석래 전 회장 외 4인이 900억원대 횡령·배임과 1500억원대 세금을 탈루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평창올림픽을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그에 비해 '경제올림픽'은 다소 뒷전으로 밀려났다.

    개막식에 앞서 문 대통령이 주최한 리셉션장에는 각국 정상들과 정세균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재소장 등이 참석했다. 추미애·안철수·유승민·이정미·우원식 등 각 당 대표·원내대표 등 200여 명이 초청받았다. 이 행사에 참석한 재계 인사는 전(前)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황창규 KT 회장 등 재계 고위 인사들은 주로 스탠드에서 개막식 행사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가 1조원 이상 후원했는데도 정작 재계는 외면 받고 있다는 '재계 홀대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기업이 낸 돈이 1조92억원에 이른다. 500억원 이상을 후원한 공식파트너에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LG, SK, 롯데 등 11개사, 150억~500억원을 지원한 공식스폰서도 한화, CJ 등 13개사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