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판 중수부' 기획검사국 첫 임무금융사들 대출금 회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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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 관련사에 돈을 대출해준 모든 금융사를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판 중수부'인 금융감독원 기획검사국 지휘 아래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기로 해 청해진해운과 관련된 금융사들에 대한 대규모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 회수 가능성이 없는데도 돈을 대출해준 일부 정황이 포착되는 등 곳곳에서 부실 대출 가능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유병언 전 회장 일가의 문제점이 계속 제기되자 대출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든 대출 금융회사를 점검하기로 했다.

    앞서 25일 금감원은 기획검사국 주관으로 청해진해운 등에 대한 대출 규모가 가장 많은 산업은행, 경남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에 대해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기획검사국은 오는 28일 직제 개편으로 공식 발족하지만 세월호 사태의 심각성으로 인해 일반은행검사국과 특별은행검사국 검사역이 조기 투입됐다.

    상호금융검사국이 맡고 있던 유병언 전 회장 등에 대한 신용협동조합 현장검사 등도 모두 기획검사국으로 이관됐다. 기획검사국으로 모든 인력과 자원을 집중해 청해진해운을 둘러싼 금융 비리를 샅샅이 조사하라는 최수현 금감원장의 긴급 지시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발족하지 않은 기획검사국이 특별 검사에 나선 것은 그만큼 상황이 중요하다는 최수현 원장의 판단 때문"이라며 "특별 검사는 일단 산업은행 등 4개 은행만 보고 있으며 나머지 모든 대출 금융사에 대해서는 신협중앙회 등을 통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 ▲ 금감원이 기획검사국을 통해 청해진해운 관련 모든 금융사를 조사한다. 최수현 금감원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금감원이 기획검사국을 통해 청해진해운 관련 모든 금융사를 조사한다. 최수현 금감원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청해진해운 뿐만 아니라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포함해 천해지, 아해, 다판다, 세모, 문진미디어, 온지구, 21세기, 국제영상, 금오산맥2000, 온나라, 트라이곤코리아 등에 대출해준 금융사 전체를 조사하게 된다.

    청해진해운 관계사의 금융권 차입은 산업은행(508억원), 기업은행(376억원), 우리은행(311억원), 경남은행(306억원)이 가장 많다.

    하나은행(63억원), 신한은행(33억원), 국민은행(12억원), 외환은행(10억원), 대구은행(6억원), 전북은행(4억원), 농협(3억원), 한평신협(15억원), 세모신협(14억원), 인평신협(14억원), 제주신협(7억원), 남강신협(3억원), 대전신협(2억원), 더케이저축은행(25억원), 현대커머셜(18억원), LIG손해보험(1억원)도 대출 금융사다.

    청해진해운 관계사는 부동산 매입과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위해 은행권과 신용협동조합 등에서 돈을 빌려 차입금 의존도가 6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공기업인 기업은행은 이처럼 재무구조가 취약해 대출금 회수 가능성이 거의 없는 회사들에 대해 전체 차입금의 절반에 가까운 돈을 저금리로 빌려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감원에서 전방위 점검에 나서자 관련 금융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신설된 기획검사국의 첫 번째 검사인만큼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은 유 전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 관계사에 대한 문제가 드러남에 따라 도산 등으로 대출이 부실화하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금융사는 대출 심사를 엄격히 해 내달 도래하는 대출금에 대해 만기 연장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 ① 지난 1984년 유 전 회장(오른쪽)이 세모 전신인 삼우 트레이딩 부천공장을 방문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작업광경을 지켜보는 모습.② 삼우트레이딩 간부합숙훈련때 기념촬영사진.③ 지난 1992년 4월 17일 세모 사기사건 선고공판에 참석하는 유 전 회장.④ 오대양사건과 관련해 대전지검에서 조사를 받는 유 전 회장.⑤사진작가 '아해'로 활동하는 유 전 회장.ⓒ연합뉴스
    ▲ ① 지난 1984년 유 전 회장(오른쪽)이 세모 전신인 삼우 트레이딩 부천공장을 방문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작업광경을 지켜보는 모습.② 삼우트레이딩 간부합숙훈련때 기념촬영사진.③ 지난 1992년 4월 17일 세모 사기사건 선고공판에 참석하는 유 전 회장.④ 오대양사건과 관련해 대전지검에서 조사를 받는 유 전 회장.⑤사진작가 '아해'로 활동하는 유 전 회장.ⓒ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