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약세 당분간 지속…항공·유틸리티株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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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면서 배럴 당 47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100달러 선을 웃돌던 때와 비교하면 반토막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당분간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유·화학·조선주(株)들은 동반 폭락하고 있지만, 항공주와 유틸리티주는 저유가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현지시간 6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물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전일대비 4.2%(2.11달러) 떨어진 47.9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4월(46.51달러) 이후 최저치로, WTI 선물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46% 폭락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3거래일 만에 9.7% 급락한 것이다.

    런던 ICE의 북해산 브렌트유(Brent)도 이날 전거래일대비 2.01달러 내린 51.10달러에 마감되면서 지난 2009년4월(50.80달러)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국내 원유 수입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Dubai) 현물 역시 전장대비 8.5%(2.90달러) 폭락한 47.75달러에 거래됐다.

    이 같은 소식에 정유·화학·조선 등 유가하락 피해주로 꼽히는 업종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유업종 대장주인 SK이노베이션은 새해 들어서만 5.88% 내렸다. 금일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내리막길을 탔다. 같은 기간 S-Oil과 GS도 각각 6.4%, 5.5% 빠졌다.

    정유업종은 약 3개월 주기로 원유를 구입해 쌓아놓는데 유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면 매 분기마다 재고 평가손익이 발생해 어닝 쇼크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의 작년 연간 실적 전망치를 직전년대비 8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GS는 60%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S-Oil의 경우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락으로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의 4분기 실적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재료 투입 시차 고려 시 고가의 원재료가 사용될 예정이며, 연말 재고조정 시기와 맞물려 시장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유업종과 함께 유가하락 피해주로 꼽히는 화학업종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석유화학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LG화학은 새해 들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약세로 마감하면서 9.11%나 밀렸고, 한화케미칼은 5.08% 내렸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원유에 인접해 있는 정유·화학 업종은 국제유가가 업황의 바로미터(Barometer)"라며 "특히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 정유·화학 자체의 수급보다 유가 방향성이 업황과 실적, 주가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은 조선주에도 대형 악재로 작용됐다. 대우조선해양(-7.24%)과 현대중공업(-10.87%)도 줄줄이 하락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은 추가 드릴쉽(drillship, 시추설비) 발주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실제로 전통적으로 시추설비 발주는 생산설비 대비 유가에 높은 민감도를 보여왔는데, 시추설비 발주가 보통 해양유전 개발의 초기에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항공주들은 저유가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KTB투자증권은 "먼저 유가가 하락하고 나중 되서야 판매단가(Yield)가 하락하는 사업구조에서 유가하락이 멈추지 않아 올 1분기까지는 이익모멘텀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항공유가 가정을 변경해 추가적으로 올해 이익전망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4거래일동안 1.68% 상승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최근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등 총수 리스크와 함께 50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약세를 기록했다.

    항공주와 함께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주도 급부상했다. 한국전력은 원료 구입비 절감으로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한국전력은 새해 들어서만 10.54%나 뛰었다.

    한편 올 상반기에도 원유 가격이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겨울철 난방수요 이후 봄철 정제소 유지보수에 따른 수요 약세 △미국 원유 생산 증가 △우호적인 이란 핵 협상에 따른 공급 증가 기대 등으로 과잉공급이 확대돼 유가 하락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원유 평균생산원가는 배럴당 50달러 수준이나 석유개발업체들의 비용절감으로 가격 하단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