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0% 급락…전문가 "재무구조 개선 긍정적이지만 주가에는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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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유가하락 수혜주로 꼽히는 대한항공이 반토막난 국제유가에도 10%대 폭락했다. 전일 발표한 유상증자 결정 탓이다. 이에 증권가는 재무구조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목표가를 줄줄이 내렸다.

    7일 오전 11시10분 현재 대한항공은 전거래일대비 7.78%(3550원)내린 4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장중에는 10% 넘게 폭락하기도 했으나, 그나마 낙폭이 다소 진정된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 6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1416만4306주이며, 주당 발행가격은 4만5300원이다. 사측은 공시를 통해 "차입금 상환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말 기준 현재 809%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안을 통해 올해까지 부채비율을 400%대로 낮추기로 했지만, 부채비율 하락 폭이 미미해 증자를 통한 부채비율 개선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주주가치 희석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내렸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증자에 따른 희석화 영향 보다는 유가 하락으로 올해 큰 폭의 이익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늘어나는 주식수를 감안해 목표주가는 기존 5만5000원에서 5만원으로 하향하나, 유가 하락에 따른 이익모멘텀을 감안해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실적 개선과 차입금 상환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주식수 증가에 따른 주가 희석률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기존 5만5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도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4만5000원으로 내렸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PBR을 중시한 주당가치 희석은 미미하고, 재무구조 개선이란 긍정적 측면은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sentiment에 묻힐 개연성이 크다"며 "증자로 인해 올해 추정 BPS는 1% 증가하고, EPS는 14% 감소, 올해 말 부채비율은 676%로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6만3000원을 유지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가능성이 언급돼 왔던 유상증자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향후 주가는 늘어나는 이익을 반영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투자증권의 목표주가 산정방식(2015년 BPS 추정치에 목표 PBR 1.4배 적용)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로 목표주가가 4% 하향 조정돼야 하지만 큰 변화가 아닌 만큼 기존의 목표주가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