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법 처리 묘연해져, 경제민주화에 밀려날 듯신사업 투자 등 일자리창출 위한 골든타임 놓칠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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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으로 바뀌면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경제활성화 및 기업 구조조정 등이 동력을 잃고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제 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경제민주화 정책과 대립이 불가피하고, 제3당으로 급부상한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어 새누리당의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은 무산 위기에 놓였다.

     

    재계는 구조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야당의 눈초리와 압박을 벌써부터 경계하는 눈치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총선으로 국회가 '여소야대'가 되면서 경제정책 방향이 경제활성화보다는 경제민주화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대기업들은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제동이 걸렸고, '대기업 옥죄기'라는 역풍을 걱정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활성화법을 20대 국회로 넘기기 보다는 남은 19대 국회 임기 중에 처리할 수 있도록 경제민주화와 상충되는 내용을 제외하고 최대한 타협해서 처리해야 한다”며 “부작용을 미리 걱정하기 보다는 일단 시행하고 부족한 부분은 나중에 보완하는 형태로 해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법의 경우 19대 국회에서 또는 20대 국회에서 우선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이후 재논의 하자는 입장이었고, 국민의당도 선별적으로 검토가 가능하다는 뜻을 밝혀왔다. 여소야대가 되면서,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이 되면서 경제활성화법은 재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활성화법에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법 등이 남아 있다.

     

    산업은행이 기업의 구조조정에 더 많은 자금을 쓸 수 있도록 한국판 양적완화를 추진하려던 계획도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야당이 관치금융의 부활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도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야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A 대기업 관계자는 “야권이 주도하는 정국이 됐기 때문에 대기업을 타깃으로 사사건건 문제 제기를 할게 분명해 경영상 애로사항이 많을 것 같다”며 “일단 더 지켜봐야겠지만, 정부 주도의 정책에 제동이 걸리고, 진행되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과 야당이 원만하게 타협점을 찾아야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 틈바구니에 낀 기업들의 고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그는 “무분별하게 남발한 당선자들의 공약들도 결국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구조조정이나 M&A 등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B 대기업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환경이 좋지 않은데, 야당이 경제민주화라는 미명아래 '대기업 옥죄기'를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경제활성화가 이뤄져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텐데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해 약 8000명이 회사를 떠났다. 태평로에 있던 삼성생명 사옥을 매각하는 등 허리띄를 바싹 졸라메고 있다. 현대차도 올해 판매목표를 낮추고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등 미래차 개발에도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SK도 최태원 회장이 전면에 나서며 미래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정유나 통신 등 기존 제조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에 박차를 가하며 신동빈 회장이 투명경영을 추진 중이다. 한화도 두산DST를 인수하는 등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도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연료전지 및 면세사업 등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포스코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실한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올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