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재 워크숍 앞둔 공기업 "수능보는 기분이다" 연말 임기 종료 앞둔 공기업 수장, 80여명 '전전긍긍'
  • ▲ 석유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지역의 하나인 영국 'Dana' 광구  시추모습ⓒ석유공사
    ▲ 석유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지역의 하나인 영국 'Dana' 광구 시추모습ⓒ석유공사


    노동관계법-경제활성화법 등의 국회 통과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자 정부의 공공기관에 대한 선도 개혁 요구가 한층 더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필두로 에너지공기업 구조조정, 성과연봉제 점검, 경영평가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6월, 그래서 공기업들의 마음은 유난히 무겁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9일 공공기관 워크숍을 연다. 참석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황교안 국무총리, 관계부처 장관 15명, 공공기관장 126명 등 214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박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공공기관장 워크숍은 지난 2014년 6월 이후 2년 만이다.

    정부는 이날 워크샵에서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공기업 등의 구조조정 방안 ·성과연봉제 중간점검 등을 발표 할 예정이다. 지난 1년여 공기업의 성적표인 경영평가 결과는 6월말 기재부가 일괄 발표한다.

    정부가 성과연봉제 와 경영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고 하지만 결국 기관장의 평가로 직결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워크숍은 정부의 공공기관 효율화 방안과 성과연봉제 도입의 당위성과 추진 실태를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날달 초만해도 성과연봉제 도입 대상 공공기관은 53개로 대상 120개의 44%에 그쳤지만 한달해 61곳이 늘어 3일 현재 114곳에 이른다.

    지난달 말 이틀 사이 가스공사,조폐공사 등 30여 곳이 무더기로 동참했다. 다분히 청와대 워크숍을 의식한 정부부처의 채근이 있었기 때문이다.

    30개 공기업은 이달 말까지, 90개 준정부기관은 연말까지 관련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내년도 총인건비가 동결된다. 기관장 평가에도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가 반영된다.


    ◊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에너지공기업 처리방안 어떻게?

    대규모 적자와 부채비율이 높은 대한석탄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 공사 등의 에너지기업의 처리문제를 두고 정부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 ▲ 에너기 공기업의 개편방안 연구발표회 토론장면ⓒ뉴데일리
    ▲ 에너기 공기업의 개편방안 연구발표회 토론장면ⓒ뉴데일리


    일부언론은 정부가 석탄공사 3곳의 광구를 단계적으로 폐쇄와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자원개발 분야의 합병들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관계자는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보다는 경영효율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 며 “기본적인 방안은 부처별로 마련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해당 부처의 입장은 정부와 다른 온도차가 감지된다.

    2일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2014년 마련한 ‘5차 해외자원 개발 기본계획안’(2013~2022)내용과 다른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세금을 쏟아 부어 해외자원개발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문제있는 것은 시대상황에 맞게 고쳐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이다.


    ◊ 임기 만료 공공기관장 누가 남을까?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 장은 80여곳에 이른다. 하지만 경영평가에 따라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기관장도 다수 나올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과연봉제를 제일 처음 도입한 한국마사회의 현명관 회장과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 공기업 마다 처한 입장이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소관부처에 인력감축 비용절감 성과연봉제 관련사항을 수시로 보고하고 있다” 며 “(대통령참석) 워크숍까지 앞두고 있어 6월이 ‘수능’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학계는 정책기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졸속 개편안이 나올 우려를 제기 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내 뭔가 보여주기 식의 단기처방이 나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