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슬림화로 NFC칩에 안테나 기능 탑재 등 해외 단순 비교 곤란"다양한 기술 탑재 및 개발비용 높아져 추가 가격 인하 사실상 아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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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감사에서 이통사들이 유심 가격을 현저하게 높게 책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이통사 측은 추후에도 유심 가격 인하에 대한 계획이 없어 답답한 형국이다.

    소비자가격에는 유심 구매비용 이외에도 NFC 기능, 물류비, 인건비 등이 반영돼 유심 판매 마진율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년간 이통3사가 '유심'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이 7000억원을 달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의원은 "미래부로부터 제출받은 '유심공급 현황' 분석결과 지난 5년간 SKT 3889억원, KT 2050억원, LGU+ 1609억원 등 통신 3사가 8447만개 유심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이 총 7549억원"이라며 "이통사가 유심을 사들여 구매원가 대비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심 가격은 이통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박 의원은 이통3사가 구매 원가 1개당 3000~4000원 수준인 유심을 8800원에 팔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외 사업자와 비교해도 국내 유심 판매가격은 높다는 지적은 도화선이 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자료에 따르면 영국 이동통신사인 EE는 유심을 무료로 제공하며, 호주 텔스트라는 1개당 1681원, 프랑스의 오렌지는 4863원에 판매한다.  

    이에 대해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가격경쟁을 정부가 직접 정하기는 어렵지만 방통위와 협의를 해 나가겠다"며 "현재 이통 3사와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심 가격에 대한 협의를 이통사와 진행 중이라던 최 차관의 말과는 다르게, 이통사들은 유심가격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격에는 구매비용 이외에도 물류비, 인건비는 물론, NFC 기능이 탑재돼 가격이 소폭 오른 것이지 결코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NFC는 13.56MHz의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약 10cm의 근거리에서 기기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읽기만 가능했던 기존 전자태그(RFID)와 달리 쌍방향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읽기와 쓰기가 모두 가능하다. 세계 공용 주파수를 써 글로벌 로밍도 가능하다.

    NFC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NFC칩과 안테나를 내장한 휴대폰, 이를 구동해주는 앱, 개인정보를 담기 위한 유심이 필요한데, 최근 개발된 유심은 휴대폰에 들어갔던 NFC칩과 안테나를 유심 하나로 합친 형태다.

    때문에 유심 제작비용이 기존 유심 대비 2배 정도 높아 판매 가격 상승이 불가피했던 것이고, 최근 KISDI 자료에서 제시된 해외 유심 가격은 NFC가 탑재된 동일 사양 유심인지 출처가 불분명해 단순 유심 가격 비교는 비약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영국이나 호주, 프랑스의 경우, NFC 단말기 보급률이 국내보다 현저히 낮아 NFC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유심으로 비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은 최근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유심가격을 1100원 인하한 바 있다. 사실상 가격인하 한계치라는 설명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유심가격을 9900원에서 8800원으로 인하하는 등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한 노력을 추진 중에 있지만, 최근 휴대폰이 슬림해지면서 안테나가 사라지면서 유심에 NFC 등 다양한 기술 탑재 및 기술개발비에 따른 비용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가격을 추가로 내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유심 가격이 해외보다 절대 비싼 수준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면서 "미래부에서도 공식적인 가격 인하 요청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