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업체의 가격 후려치기에 신규업체들 울며 겨자먹기식"한일시멘트 "시장상황 따라 유동적, 제 살 깎아먹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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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시멘트

    한일시멘트의 드라이몰탈 저가 전략이 업계의 질타를 받고 있다. 무리한 단가 하락으로 상반기 해당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봤음에도, 저가 경쟁을 일관해 신규 업체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국내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드라이몰탈 부문 1위 업체다.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 한일시멘트 450만톤, 아세아시멘트 125만톤 수준이다. 최근에는 삼표가 인천 제2 공장을 준공하면서, 경기 화성 제1 공장을 비롯해 총 14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드라이몰탈'은 시멘트를 사용하는 현장에서 별도의 모래 혼합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물만 부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멘트, 모래, 혼화재(슬래그, 플라이애쉬), 특성개선제 등을 용도에 맞게 계량한 '건축자재'다.

    일각에서는 업계 1위 업체의 저가 전략에 신규 진입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일시멘트가 압도적 1위 기업이라 해당 업체에서 가격을 낮추면 타 업체들도 가격을 낮춰야 경쟁이 된다"고 말했다.

    한일시멘트의 올해 드라이몰탈 가격은 5만674원이다. 이는 지난해 5만8882원 대비 8208원 낮아진 가격이다.

    한일시멘트가 8000원 이상 단가를 낮춘 것은 신규업체들의 원활한 진입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보여지고 있다.

    가격을 낮춰도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라면 가격 인하의 명분이 생기지만, 올 상반기 한일시멘트의 레미탈 부문((일반·특수 드라이몰탈 등)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저가 경쟁이 '제 살 깎아먹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일시멘트의 올 상반기 레미탈 부문 실적은 매출액 1339억원, 영업손실 55억원을 기록했다.

    아직까지 한일시멘트는 저가로 책정된 드라이몰탈 가격의 인상 여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드라이몰탈 부문의 적자는 공시 등에 나와있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표 등 신규 사업자들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 가운데, 한일시멘트의 드라이몰탈 부문이 올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