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부산·가천·건양대, MS-세브란스·서울아산…맞춤형 치료 한계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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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병원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IT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AI) 첨단치료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이를 도입한 대학병원들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 실제 환자 개개인별 맞춤형 치료의 성공 여부에서는 과제가 남아 있다.


    IBM 암치료 AI 왓슨 도입하고, MS와 한국형 AI 만드는 대학병원


    대다수 대학병원이 선택한 AI 치료는 IBM의 왓슨 온 콜로지다. 왓슨 온콜로지는 암 치료에 특화된 의료용 AI로, 가천대길병원, 부산대병원, 대구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 대전 건양대병원까지 도입했다.

    24시간 가동되는 왓슨은 클라우드에 저장된 방대한 논문과 의학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암 치료법을 제시한다. 자가학습(딥러닝)을 통해 300종에 달하는 의학저널과 200종의 교과서, 각종 전문자료를 배웠고 끊임없이 추가적인 의료 내용을 학습 중이다.


    지난해 말 대학병원 최초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 가천대길병원은 선두주자답게 그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동안 지역 대학병원 이미지가 강했다면 왓슨 도입을 통해 첨단 대학병원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수도권 대학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왔던 지방 대학병원들도 왓슨 도입을 통해 혁신을 꿈꾸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IBM 왓슨 포 온콜로지와 함께 왓슨 포 지노믹스를 도입, 방대한 분량의 암 리서치 및 데이터를 환자의 유전체에 특정된 정보와 함께 평가해 맞춤형치료를 강화했다는 차별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구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 대전 건양대병원도 잇따라 왓슨을 도입해 지역내 입지를 강화해가고 있다. 특히 건양대병원은 IBM과 왓슨 한국어버전을 개발 중인 SK㈜ C&C와 손을 잡고 AI 종합병원 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했다. 우선적으로 왓슨 포 온콜로지 진료를 시작했다.


    MS와 손잡은 대학병원들은 자체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연세의료원이다. 연세의료원과 한국MS는 최근 국내 ICT기업 9개사와 함께 '한국형 디지털 헬스케어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한국MS는 의료데이터 처리와 분석을 진행할 수 있도록 머신러닝 기능의 애저(Azure)를 세브란스 등에 제공하며, 의료분야 빅데이터를 활용한 아토피와 심혈관, 당뇨, 천식 등 주요 질환의 진단과 예방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우선 추진하고 궁극적으로 한국형 의료분야 AI 개발을 진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은 한국MS를 통해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일반에 공개했다. 폐암·유방암·갑상선암·뇌전증·치매 등 도출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과 일반인이 의료용 AI 사업화를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향후 영상판독 AI와 같은 의료 진단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의료분야 인공지능 기술 활용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대다수 의료인들은 인공지능이 치료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지만 과연 인공지능이 맞춤형 치료를 해낼 수 있느냐는 의문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A교수는 "첨단화된 의료기술에서 얻은 자료들에 정보기술의 옷을 입히면서 AI의 정확도에 주목하지만 의료는 특수 분야"라면서 "특히 합병증도, 원인도 제각각인 만성질환의 경우 AI를 통한 맞춤치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AI를 이용해 개인 특성을 분석한 뒤 의사의 진단과 치료 보조 수단으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아직 갈길이 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