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 최고층 빌딩이 될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강남구
    ▲ 국내 최고층 빌딩이 될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강남구

     

    세계 곳곳에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마천루의 건설이 늘고 있다. 덩달아 엘리베이터 속도 경쟁도 불붙고 있다. 사업을 수주하는 데 속도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105층짜리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엘리베이터 업계의 속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현대엘리베이터는 세계 최고 수준인 분속 1260미터의 초고속 엘리베이터 기술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용화를 못한 상황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설치한 엘리베이터 중 가장 빠른 제품은 현재까지 'THE EL(디엘) 1080'이다. '디엘 1080'은 1분에 1080m를 오를 수 있다. 2009년 4월 완공한 엘리베이터 테스트타워인 현대아산타워에 설치돼 있다. 게다가 '디엘' 모델은 동전을 세워둔 채 움직이더라도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진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를 상용한 한 기업은 일본의 히타치다. 히타치가 지난해 6월 중국 광저우(广州)시 톈허 구에 소재한 'CTF 파이낸스 센터(Finance Centre)'에 설치한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최고 속도는 분당 1260m에 달한다. 지상 111층, 높이 530m인 'CTF 파이낸스 센터'의 정상까지 도달하는 데 3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엘리베이터를 처음으로 선보인 오티스는 현존하는 국내 최고이자 세계 5위 초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기업이기도 하다. 오티스가 롯데월드타워에 설치한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긴 거리를 운행할 뿐만 아니라 분속 600m의 속도를 자랑한다.

     

    '스카이셔틀(Sky Shuttle)'라는 이름의 이 전망용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는 지하 2층에서부터 전망대가 있는 121층까지 총 496m의 거리를 운행한다. 1번에 54명의 승객을 태우고 1분도 안돼 최상층까지 도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이 늘수록 엘리베이터 속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안전도 중요하다"며 "귀의 가장 안쪽 부분인 내이가 분속 600m 이상의 속도에는 부담을 느끼는 데, 속도와 함께 편안한 승차감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