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사업성에 국내 최고층 수주 상징성 군침
  • ▲ 현대차 GBC 조감도. ⓒ강남구
    ▲ 현대차 GBC 조감도. ⓒ강남구

     

    국내 최고층 빌딩이 될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승강기 입찰을 놓고 국내외 엘리베이터 업체들이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상황이지만 일본 히타치제작소그룹의 한국법인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이미 이달초 입찰 참여를 공식화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점유율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 등 여타 업체들 모두 "관심이 없지는 않다"며 에둘러 참여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그만큼 GBC 착공 이후 승강기를 놓고 펼쳐질 수주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삼성동 소재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에 들어설 GBC에 엘리베이터업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높은 사업성과 국내 최고층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그만큼 금전적인 보상과 함께 기술력까지 인증받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GBC는 지하 7층 지상 105층(569m) 규모로, 현재 국내 최고층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14m 더 높다.

     

    그렇다면 각 사가 내세우는 자사 제품의 강점은 무엇일까.

     

    현대엘리베이터는 100% 국내에서 제작·생산된 제품이라는 점을 꼽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에 설치하는 엘리베이터 전량을 이천 공장과 국내 협력사를 통해 제작·생산한다. 국내 생산은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 엘리베이터를 생산해 국내로 수입하는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과의 차별화 요소이기도 하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중국 등지에서 제품을 들여와 엘리베이트를 설치하는 경쟁사와 달리 현대엘리베이터는 이천 공장과 국내 협력사에서 생산된 국산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며 "그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고속 엘리베이터 기술력도 강점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09년에 세계 최고 수준인 분속 1080m의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만든 이후 현재는 분속 1260m 제품을 개발 중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이미 초고속 엘리베이터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한 지가 이미 오래 됐다"며 "(GBC 승강기 수주전은) 100% 기술력으로 승부가 날 것으로 보이는 데 속도면에서도 현대엘리베이터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는 자사만이 가진 트윈(TWIN) 엘리베이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윈 엘리베이터는 하나의 승강로에 2대의 승강기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제품이다. 일반 승강기 대비 수송효율이 40% 높고 승강로 면적을 25% 절약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최근 '파크원(Parc1)' 승강기 82대 공급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파크원은 서울 여의도의 랜드마크가 될 초대형 복합사업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국내 주요 승강기 업체들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여온 곳이다. 트윈 엘리베이터는 현재 '파크원' 외에도 국내에만 9개 현장에 56대가 설치됐고, 서울 용산에 들어선 아모레퍼시픽 본사에도 32대가 운행 중이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관계자는 "GBC 입찰 준비를 하고 있다"며 "트윈 엘리베이터는 한 승강로에 엘리베이터 2개가 붙어 이동하는 경쟁사의 '더블데크(Double Deck)' 제품보다 대기시간이 60% 단축되고 수송 효율도 30% 높다"고 설명했다.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도 GBC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오티스는 현존하는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등 초고층 건물에 자사 제품을 설치한 것을 무기로 삼고 있다. 그만큼 초고층 건물에 있어 기술력을 검증받은 셈이라는 것이다.

     

    오티스는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용 더블데크 2대를 포함해 총 30대를 설치했다. 에스컬레이터도 19대나 설치했다.

     

    오티스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와 국내 최고 건물인 롯데월드타워뿐 아니라 미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 초고층 글로벌 랜드마크에 저희 제품을 설치했고 오랫동안 유지·보수를 해 왔다"며 "수많은 초고층 글로벌 랜드마크 빌딩에 저희 제품을 설치·유지·보수해 온 노하우가 저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는 높은 완성도와 승차감을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미쓰비시엘리베이터 제품 고장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엘리베이터가 사용된 대표적인 건물은 롯데월드타워, 해운대 위브더제니스, 63빌딩, 삼성본사, 롯데호텔 등이다.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의 최대 강점은 초고속 엘리베이터 기술력이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6월엔 중국 광저우시에 위치한 지상 111층, 530m 짜리 빌딩인 CTF파이낸스센터에 초속 21m의 세계 최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송승봉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사장은 지난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초고속 엘리베이터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입찰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지만 지금 입장에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GBC 건립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