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노조 "후보 내정 중단하고 투명한 절차 통해 재검토해야"
  • ▲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뉴데일리 DB
    ▲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뉴데일리 DB


    "해외 프로젝트 부실, 적자 경력이 있는 인물이 대우건설 사장을 맡는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KDB산업은행이 개입해 자격미달인 낙하산 인사 내정 시도를 계속한다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대우건설 사외이사, 사추위 위원인 전영삼 산은 부행장은 앞으로 발생할 모든 문제에 엄격히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 지부 관계자)

    대우건설 신임사장으로 김형 전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 부사장이 내정됐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과거 뇌물을 공여한 사건에 연루되면서 구속 수감된 바 있어 적격성 문제 등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현대건설 출신으로 삼성물산 시빌사업본부장과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 부사장을 역임한 김형씨를 신임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사추위는 지난 18일 김형 전 부사장을 포함한 4명에 대해 개별면접을 진행했다.

    사추위 측은 최종 신임사장 후보로 추천된 김형 후보에 대해 33년간 국내외 토목 현장과 본사를 거치면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대건설 재직 당시 저가수주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던 스리랑카 콜롬보 확장공사에 소장으로 부임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로 공사를 성공적으로 준공하며 현대건설의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사추위는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본 건을 의결하고 이후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임사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 전 부사장이 내정되자 노조는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대우건설 사장 인선이 '깜깜이'로 진행돼 사장 추천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사추위 구성에 산은 입맛에 맞는 인물만 포함시켜 사추위에 입김을 불어넣었다고 보고, 최초 40명에 가까운 인물이 지원했음에도 '밀실 야합'으로 진행해 결국 전과자를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는 것이다.

    결국 노조는 신임사장 선임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즉각 중단과 함께 투명한 과정 공개와 전면 재검토 촉구에 나섰다.

    노조는 "정치권 외압에 의한 낙하산 인사설, 산은 고위직과의 학연에 의한 인사 내정설 등 정권이 바뀌었지만, 대우건설 사장 선임 절차는 여전히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며 "사추위는 어떻게 평가하고 배점을 부여할 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판단할 것인지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후보를 내정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대우건설 신임 사장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박창민 전 사장과 같은 자격 없는 인사를 강행할 시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 전 부사장에 대한 자질 논란을 꺼내들었다. 2000년대 초반 현대건설 현장소장으로 근무할 당시 광양항 컨테이너 공사 발주와 관련, 공직자에게 뇌물을 제공한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재직 당시에는 수도권지하철 9호선 시공 과정에서 석촌 지하차도가 무너져 내린 '싱크홀 사건'에 책임을 지고 2014년 물러나기도 했다.

    사추위가 신임사장 선임 기준으로 △대규모 부실 책임과 관련한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하고 △국내외 건설 분야에 대한 경험 △전문성 △건설업 경영환경 분야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인사 중 도덕성을 검증하겠다고 했지만, 인선 기준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노조는 23일 11시 서울 영등포구 산은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장 선임에 대한 반대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25일 14시에는 산은 정문에서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