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이중문' 설치로 간접흡연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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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내 설치된 흡연실을 철거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 14개 공항을 통합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국내선 구역에 있는 실내 흡연실을 전면 철거하고 실외 흡연실은 이용객의 동선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전키로 했다. 이를 통해 간접흡연을 막고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하겠다는 게 공항공사의 구상이다. 하지만 흡연자 단체는 "흡연자 기본권을 침해하는 월권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공항 국내선 구역에 설치된 실내 흡연실 총 11곳을 전면 폐쇄한다. 김포·김해·광주 각 2곳, 제주·청주·무안·여수·양양 각 1곳이다.

    김포공항 실내 흡연실 2곳은 오는 9~10월 사이 모두 폐쇄할 계획이다. 실외 흡연실의 경우에는 2곳에서 5곳으로 늘리는 대신 구석진 곳에 배치하기로 했다.

    청주 등은 이미 실내 흡연실을 철거 했는데 공항공사는 내년까지 관련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제주공항도 국내선과 국제선 실내 흡연실을 1곳씩 폐쇄하고 실외 흡연실의 위치가 조정된다.

    공항공사는 이번 흡연실 폐쇄로 간접흡연을 막고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만들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국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실내 흡연실을 폐쇄하기로 했다"며 "공항 흡연실 개선 내용을 홍보하고 금연 캠페인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항공사의 이같은 결정에 국내 최대 흡연자 커뮤니티인 아이러브스모킹을 중심으로 비판이 일고 있다. 아이러브스모킹 측은 "출국 수속을 마치고 최소 1시간 이상을 대기하는 특수공간에서 흡연자를 위한 유일한 공간은 좁고 환기시설이 부족한 흡연공간이 전부"라며 "이러한 공간마저 퇴출한다면 흡연자이 행복추구권, 사생활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흡연실 퇴출이 아닌 흡연시설 환경 개선과 분연정책이 선행돼야 한다"며 "현재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이중문으로도 간접흡연은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공항은 보안검색대를 한번 통과하면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이동이 엄격히 제한되는 데 연착으로 발이 묶이면 흡연실이 없으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화장실이나 기내 등에서 흡연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선은 우리나라 지형과 기상 특성상 지난해에만 12%가 지연됐을 정도로 항공기 연착률이 매우 높다"고 꼬집었다.

    담뱃세 인상과 함께 지난해에만 3조원 이상 걷힌 건강증진기금의 운영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아이러브스모킹 측은 "올해 건강증진부담금 수입예산 4조365억원 중 금연사업에 배정된 금액은 3% 수준이 1500억원에 불과하다"며 "단순히 금연구역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금연구역에 비례해 흡연시설을 보강하는 분연정책이 우선 시행되는 등 투명한 기금 운영이 절실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