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광’ 최 회장, SK와이번스 부진으로 2012년부터 야구장 발길 ‘뚝’6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 SK “우승결정전 참석할 듯”
  •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4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SK나이츠의 우승이 확정된 후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4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SK나이츠의 우승이 확정된 후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 회장이 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 참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랜 시간 침묵했던 SK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최 회장이 7년 만에 야구장을 찾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디카요정’과 함께 ‘우승요정’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다녀온 최 회장은 2박3일의 일정 동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디지털카메라로 수행원들과 다양한 볼거리를 촬영해 디카요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우승요정은 디카요정 보다 먼저 생긴 별명이다. 최 회장은 재계에서 ‘스포츠광’으로 통한다.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아 지난 8월 바쁜 일정 중에도 인도네시아를 찾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핸드볼 국가대표팀을 격려했다.

    또한 SK그룹 소속 프로 스포츠팀의 우승결정전에 대부분 참석한다. 프로야구의 경우 SK와이번스의 왕조 시대가 열린 2000년대 중후반부터 야구장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포스트시즌 야구장에 처음 얼굴을 비춘 것은 지난 2007년 두산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다. 당시 SK는 두산에 9대 1로 승리했고, 결국 창단 후 첫 우승까지 일궈냈다. SK는 2007년과 2008년, 2010년 우승반지를 꼈다. 최 회장 역시 현장에 있었고, 그는 우승요정이란 별명을 얻었다. 

    업계에서는 총수들이 비록 구단주는 아니지만 구단 운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이 현장에 나타나면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최 회장의 경기장 출석이 소속팀에 큰 힘이 된다는 것. 

    한 프로스포츠팀 관계자는 “선수단에 ‘회장님 효과’라는 말이 있다”며 “각 기업 회장들은 중요 경기에서 승리하면 선물이나 금일봉을 주기도 해 선수들의 사기가 올라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우승요정은 2011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를 끝으로 야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최 회장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야구장을 찾아 ‘절친 대결’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우승컵은 삼성이 가져갔다. SK는 삼성에 1승4패로 맥없이 무너졌다.

    다음해 SK와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또다시 만났다. 2011년의 여파 때문인지 최 회장은 야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부회장만 경기를 관람했다.

    SK와이번스는 2012년을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7~2012년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해태 타이거즈와 현대 유니콘스 등 왕조 시대를 구축했던 다른 팀들이 이룩하지 못한 업적을 달성했지만, 프런트와 현장의 갈등 등으로 황금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반면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SK는 정규시즌에서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넥센을 만나 현재 2승을 기록,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낼 공산이 크다. 6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가시화된 것.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앞서 SK나이츠의 우승결정전에도 참석해 18년 만의 우승을 지켜봤다”며 “프로야구 역시 몇 년 만에 우승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박정호 SKT 사장과 함께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아 SK나이츠의 우승을 지켜봤다. 또 선수단에 격려금 1000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한편, 김승연 한화 회장도 최근 야구장을 찾았다. 그는 지난 19일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참석해, 한화의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응원했다. 아울러 구장 전 좌석에 4000만원 상당의 장미꽃 1만3000송이를 팬들에게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