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협銀 예년보다 2~3주가량 빨라전 직원 1월초 배치 완료, 영업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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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의 인사 시계가 빨라졌다.

    보통 임원들의 임기만료 시기에 맞춰 인사를 단행했지만, 임기 전에도 교체하는 등 예년보다 빠르게 조직 담금질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채용비리 재판에 휘말리지 않는 두 곳이 선제적으로 인사를 단행하면서 내년 영업력에 올인하겠단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임원들의 임기가 약 4주 남은 상황에서 부행장 교체를 시행했다.

    올해 임기만료를 앞둔 임원급이 많아 교체 대상 폭은 넓었다.

    농협은행 내 퇴임을 앞둔 임원은 총 14명 중 절반이 7명이었다. 김연학 부행장, 박철홍 부행장, 한정열 부행장, 이인기 부행장, 김철준 부행장, 홍재은 부행장, 서윤성 부행장 등이다.

    이중 생존에 성공한 임원은 이인기 카드분사 부행장과 서윤성 부행장이다.

    은행 측은 성과중심으로 전문성을 감안해 이 둘을 재중용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인기 부행장은 올해 새로운 카드를 출시하며 금융소비자들에게 농협 브랜드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서윤성 부행장은 외부전문가로 은행 내 법률 자문을 도맡아 왔다. 또 금융소비자보호를 맡으면서 보이스피싱 예방, 소비자 보호 실태를 점검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농협은행 내 맏형 격인 최장수 부행장은 현재 공석인 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써 은행은 부행장 수는 10명, 부행장보는 3명으로 소폭 변화는 있었지만 총 임원 수는 이전과 동일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여전히 임원들의 나이가 많고 여성 임원이 추가로 배출되지 못한 것이다.

    농협은행 내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56세다. 또 여성 임원은 장미경 부행장보가 유일하다.

    우리은행도 조기 인사를 단행하며 잡음을 줄였다.

    우리은행의 경우 임기만료를 앞둔 임원은 총 13명으로 이 중 4명만 재신임을 받았다.

    정채봉 부행장은 은행 내에서 영업통으로 불린다. 은행 내 최고 격전지로 꼽히는 강남2영업본부장을 거쳐 WM사업단, WM그룹장 등 영업 최일선을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

    김정기 부행장도 개인고객본부장, 대외협력단 상무, 업무지원그룹을 맡은 등 안살림을 관리하는데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기업그룹을 맡게 될 하태중 부행장도 삼성금융센터장, 삼성기업영업본부장, 본점1기업영업본부장 등 기업금융에 있어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원덕 부행장은 전략통이다. 앞서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 부행장은 전략사업부, 미래전략부, 미래전략단을 이끈 경험으로 경영기획그룹을 맡는다.

    우리은행의 부행장 수는 기존 11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기존에 없던 부행장보를 신설해 임원 숫자는 기존과 동일한 22명 체제를 유지했다.

    이처럼 두 은행의 인사 공통점은 전문성 쌓은 인재를 중용했다는 점이다. 내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기 상황 시 대처 능력이 뛰어난 인물을 전면 배치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채용비리 재판에 휘말리지 않아 은행장이 인사를 실시하는 데 부담이 없었다는 점도 같다.

    또 다른 은행이 채용비리 시비에 주저하고 있을 때 영업 조직력을 먼저 다져 내년 초부터 공격적인 영업에 돌입하겠단 속내도 있다.

    실제 우리은행의 경우 일반 직원들의 인사를 1월 3일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 역시 1월 5일까지 전직원 인사를 마무리하고 인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전력을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농협은행 모두 타 은행에 비해 채용비리 재판에 휘둘리지 않았다”라며 “또 두 은행 모두 올해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것도 CEO리스크가 없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3년 연속, 3분기 만에 전년도 실적을 뛰어넘는 쾌속 순항을 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올해 첫 1조원을 넘어서며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