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리스크 확대

'먹구름 기해년'… 재계, 내년 키워드 '긴축 또 긴축'

주요 기업, ‘장기형 불황’ 판단… 내부 살림 챙기기 급급
삼성·SK, 최대실적에도 인사규모 축소…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

유호승 기자 프로필보기 | 2018-12-17 09: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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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


재계가 내년도 밑그림을 짜며 긴축경영을 선포하고 임원인사 규모를 축소했다. 대내외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여전해 기해년 새해를 앞두고 잔뜩 움츠리는 모양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은 내년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판단, 대규모 투자와 고용확대에 나서기보다 현재 살림을 아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0.1%포인트 낮췄다. 세계 경제 둔화와 내수 경기 하방 리스크 등 경제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많아서다.

이로 인해 재계 최고경영자 2명 중 1명은 내년 사업기조로 긴축경영을 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기업 244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19~26일 실시한 ‘최고경영자 2019년 경영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내년에 긴축계획에 나설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실시된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올해 경영기조로 현상유지를 택했다. 반면 내년에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노동정책에 대한 부담과 내수부진,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긴축경영에 돌입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내년 사업계획을 짤 때에도 어려움이 많았다”며 “반기업 정서가 여전한 가운데 투자확대를 옥죄는 규제 등이 해소돼야 한다. 정부가 답답한 여건을 개선해 적어도 숨 쉴 틈은 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어두운 내년 전망은 주요 기업의 인사규모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은 3년 후 농사를 준비하기 위한 ‘밭고르기’다. 반면 임원인사는 당장 내년 수확을 위한 ‘씨뿌리기’다. 이 규모가 줄었다면 해당 기업이 내년 경제상황을 어렵다고 판단한 것.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호황에 따라 올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63조원으로 지난해 53조6500억원과 비교해 약 17.4%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에는 데이터 분야 수요 둔화로 D램 가격하락이 예고되면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49조400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인사규모가 줄었다. 삼성전자의 이번 임원인사 규모는 158명이다. 반도체 부문에서 전체 규모의 절반에 가까운 80명의 승진자가 배출됐지만, 지난해 220명과 비교해 62명이나 줄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46조7000억원에서 약 32% 줄어든 31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D램의 평균 단가도 올해 4분기에 비해 내년 1분기에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0대 그룹 중 올해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SK이다. 반도체 설비 확대와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 올해 1~3분기 14조9486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조7325억원(46.4%) 늘어난 수치다.

투자에는 자금이 필요하다. SK는 반도체 훈풍을 타고 올해 승승장구했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는 하이닉스는 올해 1~3분기 영업이익 16조4000억원을 달성해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13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SK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임원인사 규모를 축소했다. 지난해 163명, 지난 2016년 164명이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151명으로 줄었다. 사상 최대실적에도 불구하고 경기전망 등을 고려해 인사를 단행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얘기는 옛말이 됐다”며 “최대실적에도 인사규모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을 둘러싼 내년 상황이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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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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