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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이 최근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RCS. Rich Communication Suite)를 출시하며, 카카오톡에 뺏긴 모바일 문자메시징 서비스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이다.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는 쇼핑, 결제 기능 등을 추가해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만큼 서비스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통사의 문자서비스에 비해 '무료이면서도 다양한 기능이 있는', 그리고 이미 메시징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카톡의 아성을 쉽사리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와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을 통해 RCS '채팅'을 출시했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정한 표준기술 기반 통합 메시지 서비스를 뜻한다.
'채팅'은 최대 100명과 동시에 그룹채팅을 할 수 있으며, 최대 100MB(메가바이트)에 이르는 대용량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기존 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MMS)는 1MB 크기로 데이터 전송이 제한됐지만, 채팅 서비스는 화질 저하 없이 사진과 영상을 원본 그대로 공유할 수 있다.
특히 챗봇(Chatbot)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기업들이 제공하는 챗봇서비스를 통해 일대일 상담을 할 수 있고, 상품정보 문의도 할 수 있다. 향후 KT는 채팅서비스 내에서 상품 주문, 결제까지 가능토록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방침이다.
업계는 KT가 관련 서비스를 출시한 만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조만간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지난 2012년 12월 '조인'이라는 메시징 서비스로 의기투합 했지만 카톡에 밀려 실패를 맛본 바 있다.
이통사들은 카톡에 시장 주도권을 내줬지만, 다양한 플랫폼 모델과 연계해 새 수익 창출이 가능한 문자메시징 사업에 쉽사리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 5G 시대에 접어들면,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는 인공지능, 쇼핑, 결제 기능 등을 추가해 또 다른 수익 모델을 창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성공 가능성은 그리 높게 점쳐지지 않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앱은 미국 왓츠앱, 중국 위챗, 일본 라인, 한국 카카오톡 등 1위 사업자가 각국 시장에서 독식하는 구조일 뿐만 아니라, 이미 손에 익고 무료인 메시징 앱들을 소비자들이 외면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 이통사 메시징 서비스들이 삼성전자의 정해진 기기들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아이폰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만큼 파급력이 커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메시징 서비스를 위해 협업체제를 유지 중인 OS업체, 제조사들도 언제든 경쟁자로 돌아설 수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KT는 '채팅' 서비스 출시를 위해 삼성전자, 구글과 협업을 진행했지만, 구글은 최근 RCS 표준 기술 전문 업체 '자이브 모바일'을 인수한데 이어, 삼성전자도 RCS 전문 업체 '뉴넷 캐나다'를 인수하면서 자체적인 RCS 사업도 준비 중이다.
'OS업체-제조사'들이 선탑재 문자메시징 서비스를 본격 출시할 경우, 이통사들의 RCS 서비스 움직임을 견제하며 비협조적인 기색도 내보일 수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이통사들이 '조인'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 추가적인 서비스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공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며 "점점 메시징 경쟁자들이 늘어나는 상황 속 국내 이통사들이 관련 사업 기조를 지속 유지할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