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바라보던 빙과업계, 무더위 주춤하자 초조장마끝나고 무더위 예상되는 8월 '기대감' 증폭공격적 성수기 마케팅으로 경쟁 더욱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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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제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해에 반해 올 여름은 비교적 시원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빙과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마철이 끝나고 폭염이 찾아올 전망인만큼 남은 여름 동안 그간의 판매 실적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예상보다 올 여름 시원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빙과 제품 판매가 지난해보다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형마트의 빙과제품 매출 전년대비 상승폭은 대체로 5% 미만 수준으로, 올해 들어 업계에 가격 인상 러시가 이어졌던 만큼 판매량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이 기간 판매실적이 나쁘지 않았던만큼 올해도 비슷한 날씨가 예상돼 기대감이 높았다"며 "시원한 날씨에 목표치 달성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생산 일정 등에도 차질이 생길 것 같아 우려된다"고 전했다.

    아이스크림 판매는 특히 계절을 많이 타는 분야다. 그만큼 올해 여름이 전년에 비해 덜 덥게 되면 빙과업계에는 큰 타격으로 돌아갈 수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aTFIS)에 따르면 분기별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매출규모는 계절 특수를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3분기는 계절적인성수기로 그 외 분기의 매출과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기록적인 폭염이 있었던 지난해 3분기 매출과 같은해 4분기 매출은 약 2.5배 정도 차이가 날 정도로 계절성이 큰 품목으로 분석된다.

    2010년대 들어 작년까지 9년간 서울의 연평균 폭염 일수는 12.3일에 달했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의 경우 서울에서 같은 기간 연평균 17.8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서울의 폭염·열대야 일수(28일 기준)는 아직 각각 4일·3일에 그쳤다.

    계절적인 영향과 별개로 저출산 기조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이미 국내 빙과시장은 축소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매출규모는 2016년 1조9618억원에서 지난해 1조6291억원으로 17.0% 감소했다.

  • ▲ ⓒ식품산업통계정보
    ▲ ⓒ식품산업통계정보
    저출산 영향에 따라 주 소비층인 어린이 인구가 감소하고 카페 프랜차이즈 등 아이스크림의 대체재가 다양해지면서 복합적인 영향으로 소매점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성장하고, 기존 빙과 업체 외에 대형마트 등의 PB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빙과 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여름마저 더위가 주춤하면서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장마가 끝난 29일부터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매년 8월이 7월보다 더웠던 만큼 다음달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빙과업체들은 여름 특수를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업계 1위 브랜드인 롯데제과는 '나뚜루'를 품었다. 롯데GRS에서 운영하던 나뚜루가 다시 롯데제과 품으로 돌아가면서 롯데제과는 트렌드에 발맞춘 라인업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롯데제과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주력 제품 디자인을 리뉴얼하며 본격적인 여름 마케팅에 포문을 열기도 했다.

    업계 2위 브랜드인 빙그레는 영국 프리미어리거 손흥민을 내세운 광고로 마케팅 이후 전년 대비 약 2배 매출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야심작 '슈퍼콘'이 올해 초 성과를 거둔 후 장수 브랜드 '투게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여름 성수기 마케팅에 나섰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시장에는 저칼로리, 프리미엄 등 다양한 트렌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기존 업체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라인업을 늘리는 등 여름 성수기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7월 주춤했던 더위로 업계는 조금 초조한 모양새지만 8월이 남아있는만큼 빙과업계가 총력을 다해 여름 시장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