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개관 후 1년 넘긴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한국 기업·한국인 관광객' 사랑방 역할 톡톡신인협 총지배인 "극동 넘어 러시아 대표 호텔로"
  • ▲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 ⓒ임소현 기자
    ▲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 ⓒ임소현 기자
    [편집자주] 두만강 위쪽, 동해에 인접해 있는 연해주의 대표 도시 블라디보스토크. '동방을 지배하라'는 의미를 가진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최근 더 넓은 세계로 향하려는 한국 브랜드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곳곳에서는 한국 기업 광고가 눈에 띈다. 식품부터 화장품, 호텔까지 소비자들과 밀접한 분야에서 한국 브랜드들의 영향력이 쉽게 느껴진다. 뉴데일리경제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지켜본 한국 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총 5회에 걸쳐 짚어본다.

    여름 성수기가 시작된 지난 9일,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신인협 총지배인을 만났다. 이곳의 유일한 5성급 호텔이다. 신 총지배인은 러시아 내 롯데호텔의 총지배인 중 유일한 한국인이다. 이제는 '유일함'을 넘어 러시아 최고의 호텔을 노리는 그에게 지난 1년간의, 그리고 앞으로 100년의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 총지배인은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를 "러시아에 들어와있는 한국 여러 기업들의 사랑방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사관과도 자주 컨택하고 있고, 코트라, 연해주한인회 등도 사무실이 들어와 있다"며 "한국기업들의 러시아 거점인 셈"라고 설명했다.
  • ▲ 신인협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 총지배인이 지난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임소현 기자
    ▲ 신인협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 총지배인이 지난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임소현 기자
    신 총지배인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여권을 잃어버리면 롯데호텔에 와서 이야기하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블라디보스토크가 위치한 연해주 지역은 과거 발해의 일부 영토이기도 했고, 대한 광복군 정부가 활동하기도 했다. 대한 광복군 정부는 1919년 대한 민국 임시 정부 수립에 영향을 끼친 단체다. 

    한국과 역사적으로도 깊은 관계를 맺어왔던 블라디보스토크. 한국 기업들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인 이곳에서 롯데호텔이 든든한 버팀목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신 총지배인은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곳에서 1년간 높은 수준의 한국의 호텔 서비스를 장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서비스'가 어색한 러시아에서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그는 "처음 부임했을 때 서비스를 뿌리내리는 것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이었다"며 "러시아에서는 호텔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년전만 해도, 그리고 아직까지도 조금은 ‘(호텔은) 잠만 자고 가면 되는 곳이지 무슨 서비스냐’ 하는 마인드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 신 총지배인은 서비스를 높이는데 우선순위를 뒀다.

    그는 "한국 호텔의 서비스에 비하면 부족한 부분은 많지만 상당히 많이 개선됐다"며 "현지 직원들의 마인드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이곳은 153객실로, 블라디보스토크의 관광객 수가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 비하면 상당히 부족한 곳이다. 하지만 숙박시설이 많이 발달하지 않은 블라디보스토크 내에서는 가장 특급 호텔이고, 비즈니스, 가족 등 다양한 관광객들이 선호한다.

    특히 석회수를 사용하는 러시아 특성상, 물 사용에 주의점도 많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많지만 롯데호텔은 자체 정화한 물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이곳의 내국인과 외국인 투숙객 비율은 내국인(러시아인) 40%에 외국인 60% 정도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비율 중 35%가 한국인이다. 올해도 이러한 비율은 비슷하지만 대체적으로 투숙객 수는 크게 늘었다. 전체적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는 소리다.

    신 총지배인은 "최근 성수기여서 객실이 부족하기까지 한 상황"이라며 "지난해에도 객실의 90%를 채우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확실히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 ⓒ임소현 기자
    ▲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 ⓒ임소현 기자
    그는 또 F&B 분야에도 힘을 싣고 있다. 각종 비즈니스 고객과 각국의 VIP 등도 찾는 호텔인만큼 음식 서비스의 수준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호텔의 핵심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전문 쉐프를 보유하고 조식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비즈니스고객 및 여행객들의 식사 형태를 고려해 현지인 음식뿐만 아니라 아시아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미역국'이다. 신 총지배인은 "전날 과음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미역국이 큰 호응을 받고 있다"며 "호텔 주위에 일찍 문을 여는 레스토랑이 없는 점을 감안해 조식이 포함된 객실 상품도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호텔은 러시아 현지에서 고용창출 효과로도 인정받고 있다.

    신 총지배인은 "직원들은 대부분 러시아인들로, 200여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며 "블라디보스토크에 들어와 있는 20여개의 한국기업 중 (롯데호텔이) 현지 고용 효과가 제일 높다"고 언급했다.

    신 총지배인은 롯데호텔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대표하는 호텔로서 경쟁력을 갖추는 한편, 극동지방을 넘어 러시아를 대표하는 호텔로 자리잡아 나갈 것이라는 포부다.

    그는 "과거 서울처럼 아마 3년 내에 블라디보스토크에도 많은 호텔들이 빠르게 생겨날 것이라고 본다"며 "그 시점을 준비해 서비스가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호텔이 성장하면서 직원들도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에 대해 자신했다. 

    "극동 지역 최고의 호텔 서비스로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는 호텔로 만들고 싶다. 극동지역을 대표하는 롯데호텔은 앞으로 모스크바와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호텔로 자리잡아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