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효자 된 PB… 매출 신장에 너도나도 자체상품 출시백화점, 대형마트, 이커머스업계도 'PB 열풍'"싸고, 제품까지 좋아"… 차별성으로 소비자 지갑 공략
  • ▲ 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상품의 차별성과 매출 향상 및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되는 PB(Private Brand)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신세계백화점
    ▲ 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상품의 차별성과 매출 향상 및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되는 PB(Private Brand)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신세계백화점
    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상품의 차별성과 매출 향상 및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되는 PB(Private Brand)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 받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통합 론칭한 여성 PB 델라라나가 리뉴얼 개장 2주 만에 신세계백화점 여성복 부문 매출 2위에 올랐다. 캐시미어 니트 전문 브랜드 델라라나와 여성 오피스룩을 선보이는 S를 통합한 델라라나는 캐시미어, 정장, 모피 등 300여 종의 고급 상품으로 연 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를 목표로 한다.

    신세계 백화점 측은 “‘델라라나’는 침체된 여성복 시장 상황에서도 해마다 고신장세를 이어왔으며 올 상반기에도 50%에 달하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며 “지난해 선보였던 컨템포러리 프로젝트 브랜드 ‘S’도 계획 대비 10% 초과 달성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16일 자체 여성 의류 브랜드 ‘엘리든 컬렉션’을 출시했다. 롯데백화점은 엘리든 컬렉션 외에도 9개의 PB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PB의 매출 성장률이 16%에 달했다. 회사 측은 “소비자에게 트렌디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기 위해 여성, 남성, 아동복 등 다양한 PB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PB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의류 PB 1온스의 경우 내·외몽고 산 캐시미어를 100% 사용해 5만9000원에 팔아 월평균 5000개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러한 인기에 니트 PB 슬로우 이너프를 론칭했다. 향후 자체 브랜드로 구성된 PB 편집숍도 열 계획이다.
  • ▲ 롯데마트는 최근 자사 PB 브랜드에 대한 전략을 전면 재검토, 기존 38개의 PB 브랜드를 10개로 압축했다. 또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PB 상품은 '시그니처'로 별도 지정해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안 되는 브랜드는 과감히 접는 대신 잘 되는 상품엔 더 힘을 주겠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에게 롯데마트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함이다.ⓒ롯데쇼핑
    ▲ 롯데마트는 최근 자사 PB 브랜드에 대한 전략을 전면 재검토, 기존 38개의 PB 브랜드를 10개로 압축했다. 또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PB 상품은 '시그니처'로 별도 지정해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안 되는 브랜드는 과감히 접는 대신 잘 되는 상품엔 더 힘을 주겠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에게 롯데마트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함이다.ⓒ롯데쇼핑
    대형마트들도 온라인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진 타개책으로 PB 상품과 자체 밀키트 시장 강화에 나서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이들 제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대형마트 가운데 가장 대표되는 사례는 이마트의 ‘노브랜드’와 ‘피코크’다. 피코크는 이마트의 가정간편식 브랜드로 2013년 첫 선을 보인 후 약 1000여종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이마트는 계속 피코크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자사 PB 브랜드에 대한 전략을 전면 재검토, 기존 38개의 PB 브랜드를 10개로 압축했다. 또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PB 상품은 '시그니처'로 별도 지정해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안 되는 브랜드는 과감히 접는 대신 잘 되는 상품엔 더 힘을 주겠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에게 롯데마트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함이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선보인 PB ‘심플러스’와 간편식 ‘올어바웃푸드’를 일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심플러스’는 과대 포장, 가격 거품 등은 모두 빼고 상품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 집중해 심플하게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으며 전 카테고리에 700여종까지 상품을 확대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기존의 운영 방식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고객의 니즈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라, 자체 콘텐츠를 강화해 트렌드를 앞서 제안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 SK스토아도 창립 이후 최초 패션 자체상표(PB)인 '헬렌카렌'을 이달 22일 처음으로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TV홈쇼핑 패션 브랜드의 경우 한 시즌에 1~2개 아이템만 기획해 대량 판매하는 경우가 많으나, SK스토아에서 준비한 ‘헬렌카렌’은 이번 F/W 시즌에만 6개의 상품을 선보이며 가심비 있는 패션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SK스토아
    ▲ SK스토아도 창립 이후 최초 패션 자체상표(PB)인 '헬렌카렌'을 이달 22일 처음으로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TV홈쇼핑 패션 브랜드의 경우 한 시즌에 1~2개 아이템만 기획해 대량 판매하는 경우가 많으나, SK스토아에서 준비한 ‘헬렌카렌’은 이번 F/W 시즌에만 6개의 상품을 선보이며 가심비 있는 패션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SK스토아
    TV쇼핑도 PB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이번 시즌 PB 엣지(P+G)의 상품수를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리고, 잡화 상품을 신설했다. 지난달 21일 첫 선을 보인 스니커즈는 방송 30분간 2200켤레 이상 판매된 데 이어, 현재까지 7000건 이상의 주문건수를 기록했다. 브랜드 론칭 후 처음 선보인 슈트도 첫 방송에서만 20억원이 넘는 주문실적을 올렸다. 목표치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대홈쇼핑도 올해 밀라노스토리, 라씨엔토 등 패션 PB를 강화한다. 판로도 넓힌다. 정구호 디자이너와 협업해 만든 패션 브랜드 J BY는 이달 16일부터 18일까지 미국에서 열리는 패션박람회 ‘뉴욕 코트리쇼’에 참가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패션 매출에서 34% 수준이던 단독 브랜드 매출 비중을 올해 5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고급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패션 PB ‘LBL’의 가을 신상품을 선보이며 남성 명품 패션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캐시미어 등 최상급의 소재를 적용했다.

    SK스토아도 창립 이후 최초 패션 자체상표(PB)인 '헬렌카렌'을 이달 22일 처음으로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TV홈쇼핑 패션 브랜드의 경우 한 시즌에 1~2개 아이템만 기획해 대량 판매하는 경우가 많으나, SK스토아에서 준비한 ‘헬렌카렌’은 이번 F/W 시즌에만 6개의 상품을 선보이며 가심비 있는 패션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 ▲ 온라인몰도 PB 전성시대다.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가 연평균 20% 규모로 성장하며 지난해 11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자체브랜드 열풍이 이커머스 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티몬
    ▲ 온라인몰도 PB 전성시대다.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가 연평균 20% 규모로 성장하며 지난해 11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자체브랜드 열풍이 이커머스 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티몬
    온라인몰도 PB 전성시대다.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가 연평균 20% 규모로 성장하며 지난해 11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자체브랜드 열풍이 이커머스 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쿠팡의 생수 PB 제품인 ‘탐사수’는 기존 상위 브랜드를 모두 제치며 2019년 6월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상품으로 등극했다. 쿠팡은 2017년부터 7월 PB 브랜드인 ‘탐사’를 통해 생수, 롤 화장지, 종이컵 등 생활용품 판매로 시작해 현재 13개 브랜드 654개종에 이른다.

    티몬 역시 2017년부터 자체 생활용품 브랜드 ‘236:)’으로 PB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11번가는 화장품 PB인 ‘싸이닉’,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패션 PB ‘어라운드뮤즈’를 운영한다. 위메프는 PB를 내놓을 계획이 없다.

    유통업계가 PB제품군을 확대하는 이유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통해 자체 몰로 유입을 꾀하고 기존 유통 제품보다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모든 채널이 상품 차별화를 지향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자연스럽게 PB로 귀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PB 상품은 개발비용이나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고 재고도 유통업체가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라며 “하지만 우리만 제작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남의 상품만으로 만든 차별화는 따라잡히는 데 순식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