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5개사 차보험 손해율 90% 임박…적정손해율 10%p이상 차실손보험 손해율 상반기 129.1%…올 연말까지 영업손실 1.7조 예상
  • ▲ (단위 : 조원, %)ⓒ보험연구원
    ▲ (단위 : 조원, %)ⓒ보험연구원
    손해보험회사들이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계속된 손해율 상승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 영향으로 올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1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9개 손보사의 평균 손해율은 97.4%을 기록했다. 이는 손익분기점이 되는 적정 손해율(77∼78%)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더욱이 지난 9월과 10월 사이 3차례 걸친 태풍으로 손해율이 더 악화됐다. 삼성화재·현대해상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9월 누적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6~89.1%로, 전달 대비 0.2~0.4%p 상승했다. 10월 추가 피해 신고와 겨울철 폭설로 예상되는 자동차사고를 감안하면, 영업 손실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정비요금 인상 ▲육체노동 가동 연한 상향(60세→65세) ▲한방 추나요법 급여 적용(4월) 등 건강보험 확대로, 자동차보험의 지급보험금 수준 및 범위가 더 확대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의 손실액은 4184억원이다. 전년 동기(31억원) 대비 손실액이 4153억원이나 확대됐다. 이 추세라면 올 하반기 자동차보험으로, 1조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실손보험 역시 손해율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올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약 130%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해율이 급상승한 데는 ‘문재인케어’ 시행 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항목의 확대로 최근 의료비 청구금액 및 청구건수가 늘어난 데 있다. 또한 줄어든 수익성을 보존하기 위해, 병원에서도 비급여 진료 항목을 늘린 점도 한몫했다.

    이로 인해 올해 실손보험의 잠정 영업손실은 1조7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두 보험의 손해율 상승으로, 손보사의 당기순이익도 크게 감소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손보사의 순이익은 1조4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6219억원) 감소했다. 이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1조원가량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손보사들은 영업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자동차보험의 경우 블랙박스‧마일리즈 등 할인 특약의 할인률을 축소하고 있다. 실손보험도 보험금 지급률이 높은 진료항목에 대한 보험상품 개정 및 정비에 나섰다. 예컨대 메리츠화재의 경우 최근 백내장수술 관련 담보 특약을 개정해, 한 눈 당 150만원을 지급하던 진단비를 90만원으로 축소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에서도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는 백내장수술과 관련해, 지난 8월부터 ‘보험사기 전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선 자동차보험 및 실손보험 등 손해율이 큰 정책상품에 대해, 지금이라도 현실에 맞게 보험료를 조정해야한다고 보험업계는 주장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올해 중 두차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으나, 보험업계가 감당하기에는 현재 늘어난 수준이 너무 크다”며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으나 3번째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실손보험 역시 손해율이 130% 임박한 만큼, 그에 따른 보험료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