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총수 지정 후 사실상 첫 인사 ‘인사태풍’ 예고유통BU장 교체되면 계열사 ‘연쇄효과’전망
  •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
    유통명가로 꼽히는 롯데그룹의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대두와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유통BU(사업부문)가 최악의 실적을 기록,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의 교체설이 제기되면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모습이다.

    11일 롯데에 따르면 올해 임원 인사평가는 추석 이후부터 시작됐다. 발표는 예년처럼 크리스마스 즈음이다.

    신동빈 회장이 동일인(총수)로 지정된 이후 진행하는 사실상 첫 인사로 파격적인 태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집행유예로 출소한지 2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아 그의 색깔이 크게 담기지 않았다.

    신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성과주의’로 집약된다. 8년간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만큼 실적이라는 데이터에 기초한 ‘신상필벌’을 인사의 기본원칙으로 삼아왔다. 

    올해 ‘필벌’의 타깃은 유통BU다. 유통BU의 대장격인 롯데쇼핑은 대폭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하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 233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나 줄었다.

    이원준 부회장은 강희태 사장과 함께 롯데쇼핑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며, 지난해 인사에서 BU장 4명 중 2명(화학·식품)이 교체될 때 유임된 바 있어, 올해 인사에서는 현재 자리를 내줄 것이 확실시 되는 모양새다.
  • 이원준 부회장이 이동할 경우 하이마트와 백화점, 마트 등 다른 계열사의 CEO들의 현재 입지도 바뀌는 연쇄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홈쇼핑을 제외하면 유통BU에 속한 계열사의 실적부진이 뚜렷해서다. 대상은 이동우 하이마트 대표와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지난해 인사에서 조직안정에 초점을 맞춰 신규임원을 대거 임용하는 등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며 “그러나 올해는 전통사업이던 유통BU가 흔들리고 있어, CEO부터 말단 임원까지 대거 교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롯데 관계자는 임원인사와 관련해 “시기와 규모 등 확정된 사안은 아직 없다”며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올해 인사규모는 250명 선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신규임원 110명을 포함한 284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2017년에는 신규임원 150명 등 239명의 인사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호실적을 달성한 케미칼에서 27명의 승진자가 배출돼 인사규모가 상당했지만, 올해는 케미칼 역시 다운사이클에 고전하고 있어 지난해 보다 규모가 줄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