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럽다"… 한진그룹 '남매의 난' 날벼락

한진그룹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갑작스러운 선전포고에 이른바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정기 임원인사까지 끝나고 조용한 연말을 준비하던 한진그룹은 내부적으로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23일 한진그룹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갑자기 내면서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갑자기 발표된 조 전 부사장의 입장에 당황스럽다”며 “내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불편한(?) 선물이 배달되면서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은 침울한 분위기로 역전됐다.

직원들 역시 앞으로 불어닥칠 상황 변화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KCGI의 공격으로부터 힘겹게 지켜냈던 경영권이 이제 내부, 즉 가족간 분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직원들을 암울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 입장에서 동생이 경영권을 물려받고 본인은 공동경영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상실감이 컸을 것이란 얘기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속인들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와 관련해서도 어떤한 합의도 없었지만, 대외적으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공표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