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주목할 병원①] 오래된 역사 등에 업고 지속적 확장 전략 구사국내 최초 중입자가속기 도입 등 절차대로 추진 중 디지털병원 표방하는 용인세브란스 3월 개원
  • ▲ 세브란스병원 전경. ⓒ연세의료원
    ▲ 세브란스병원 전경. ⓒ연세의료원
    지난 수십년간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국내 병원계의 움직임은 선진화된 의료체계를 구축하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대형병원이나 수도권 쏠림현상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는 시점, 이제 각자의 영역에서 단단한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됐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기를 거치며 의료 패러다임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이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2020년을 달려가는 병원들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오래된 논란이지만 연세의료원은 국내 최초 서양식 국립병원인 ‘제중원’을 두고 서울대병원과 알게 모르게 마찰이 존재한다. 현대의료 역사의 시작점을 어디서부터 잡을 것인지에 대한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  

    그만큼 연세의료원 차원에서는 제중원 설립 시기인 1885년을 중요시 여긴다. ‘연세의료원의 역사는 우리나라 의료의 역사다’라는 의미를 담기 위함이다.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등을 아우르는 연세의료원의 총 직원 수는 의사직 2500여명, 일반직 7600여명 등 총 1만100여명이다. 총 병상 수 규모는 3362병상이다. 진료환자는 연인원 외래 400만명, 입원 115만명 수준이다. 

    여기서 신촌에 위치한 세브란스병원만 2000병상이 넘는다. 단일병원 집계로 보면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2위다.  

    이처럼 연세의료원은 역사와 규모면에서 선두주자의 역할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물론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고질병인 대형병원 독식구조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곤 하지만 현 상황에서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은 빅5병원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 ▲ 지난달 16일 연세중입자암치료센터 착공식이 열렸다. ⓒ연세의료원
    ▲ 지난달 16일 연세중입자암치료센터 착공식이 열렸다. ⓒ연세의료원
    ◆ 중입자 탑재, 암치료 수준 업그레이드

    올해 연세의료원이 가장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중입자암치료센터’ 구축 기반을 확고하게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중입자가속기는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첫 가동에 대한 의미가 크게 부여된 상태다. 중입자가속기 운영이 중요한 이유는 암치료의 판도 자체가 바뀌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중입자가속기는 탄소 등 무거운 원소의 원자, 즉 중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그 에너지 빔을 암세포에 쏘아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파괴한다.

    중입자의 생물학적인 살상능력은 전체 치료기간을 단축시키고 방사선 저항성이 큰 암 조직에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결과를 가져오는 등 기존 방사선치료에 대해 비교할 수 없는 우위를 선점하게 된다.

    일례로 초기 폐암의 경우 중입자 치료시 1회로 종료될 수 있다. 

    간암 치료 시 방사선 노출에 대해 취약한 장기 때문에 기존에는 일정 거리가 확보돼야 했지만 1cm 정도 근접한 경우도 종양 치료에 문제가 없다. 골육종도 크기가 일정 이상 커질 경우엔 중입자 치료가 효율적이다. 

    이러한 장점을 확보한 중입자가속기 도입이 가시됐다. 지난달 16일에는 ‘연세중입자암치료센터’ 착공식을 개최됐다. 이를 계기로 2018년 7월부터 진행된 기초 토목공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건축공사에 돌입한다. 

    연세의료원 재활병원심장혈관병원 뒤편 주차장 부지에 지하 5층~지상 7층, 연면적 3만5000㎡ 규모의 연세중입자암치료센터가 들어서는데 올해는 그 기반을 확고하게 다지는 원년이 된다. 

    지하층 공사가 완료되는 2020년 12월부터 설치와 시운전을 할 예정이며 첫 번째 치료실이 완성되는 2022년 12월에 첫 환자를 치료할 계획이다. 약 3000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와 관련 허동수 연세대 이사장은 “암 질환 치료의 신기원을 이룩해 ‘암질환 정복’을 향한 귀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 역시 “현존하는 가장 앞선 치료기기의 도입은 대한민국 암 질환 치료의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고통받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커다란 희망으로 작용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 2020년 3월 개원 예정인 용인세브란스병원 전경. ⓒ연세의료원
    ▲ 2020년 3월 개원 예정인 용인세브란스병원 전경. ⓒ연세의료원
    ◆ 쥐띠해 탄생하는 용인세브란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오는 3월 개원한다. 그간 일정 규모 이상의 종합병원이 존재하지 않았던 용인시에 세브란스 이름을 내걸린 병원이 탄생한다. 연세의료원 차원에서는 하나의 숙원과제가 풀리는 셈이다. 

    현재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지구 맞은편 7만2천㎡ 부지에 짓고 있는 용인세브란스병원 건립공사가 9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건축공사 완료 후 시스템 점검 등을 거친 뒤 문을 연다. 착공 8년 만이자 사업추진이 시작된 지 12년 만의 성과다. 

    그간 건립비 확보와 세금 문제, 건립 용지 확장에 따른 도시계획시설 변경 절차 등으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실제로 2012년 5월 공사가 시작됐지만 지하 4층과 지상 1층 골조공사만 끝내고 2014년 12월 31일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이를 다시 정상궤도 올리기 위해 큰 역할을 한 인물은 2016년 7월 취임한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이다. 

    당시 윤도흠 원장은 “건립 여부를 두고 지지부진했던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이른 시일 내로 추진 방향에 대한 결단을 내릴 예정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의료클러스터 조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겠다”이라고 포부를 밝히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용인시와 시민들이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개원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은 것도 한몫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33개의 진료과와 심장혈관센터, 퇴행성뇌질환센터 등을 갖춘다. 708병상 규모로 세워진다. 통상 다른 병원도 그렇듯 일단은 462병상으로 시작한다.

    주목할 점은 용인세브란스병원은 SK텔레콤과 업무협약을 맺고 이른바 ‘5G 디지털병원’의 표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것이다.  

    일례로 용인세브란스병원에는 방문이 불가능한 격리병동 환자를 위해 '홀로그램' 등 실감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사이버 병문안 솔루션이 적용된다. 

    3D 이미지를 띄우는 것은 현재 기술로도 가능하지만 '실시간 의사소통'을 하려면 고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광대역, 초고속, 초저지연 5G 이동통신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

    또 병실에는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가 설치된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음성 명령만으로 침대·조명·TV 등 실내 기기를 조작할 수 있으며, 위급상황이 생겼을 경우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도 간호사들에게 음성 호출을 할 수 있다.

    병원 내 위치 측위와 3차원(3D) 맵핑을 통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도 도입된다. 환자와 보호자는 스마트폰의 AR 표지판을 따라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기존 연세의료원이 제공하던 my-세브란스 앱에서 한 단계 발전된 새로운 환자용 모바일 앱을 통해 환자의 편의성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 앱은 예약 및 일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의 상담 및 검사 결과 공유 및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개원을 앞둔 최동훈 용인세브란스병원장은 “아시아 허브병원을 지향하는 용인세브란스는 디지털병원을 통해 혁신과 도전을 이어 나갈 것이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입원부터 퇴원까지 물흐르듯 불편함 없이 이용이 가능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