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과거 버리고 새판 짜야 한다”선택과 집중…화학사업 육성에 대규모 투자롯데百, 본사 인력 현장으로…조직문화 변화
  • ▲ 서울 송파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 서울 송파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롯데그룹이 설 명절 이후 허리띠를 더욱 졸라멘다. 유통업황 부진 등 유례없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갇힌 롯데는 지난해 말 돌입한 비상경영체제 보다 더욱 강력한 ‘비상플랜’을 가동할 계획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지난해 대대적인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사업부문(BU)장 2명과 계열사 22명을 바꾸는 역대 최대규모의 ‘물갈이’를 단행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롯데의 최근 경영성과에 관해 뼈아픈 성찰과 함께 변화에 대한 의지를 촉구했다. 그는 “듣기 좋은 얘기를 하지는 못할 것 같다”며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과거 성공사례와 관성적 업무행태를 모두 버리고 새로운 시장의 판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의 양대 축은 유통과 화학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부문이 부진에 빠지자 다른 영역의 성장 역시 둔화되고 있다. 신 회장은 50여년 롯데 역사 중 지금 상황이 가장 큰 위기라며, 사장단회의에 참석한 임원진 100여명에 쓴소리를 했다.

    이에 따라 BU장과 각 계열사 대표는 현재 상황을 타개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업계 1위라는 선도적 위치에 있는 계열사도 경쟁력 향상을 꾀한다. 아울러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춰 수익성이 큰 계열사를 중심으로 투자를 한다. 

    롯데의 ‘캐시카우’는 화학부문이다. 국내 투자를 늘리고 생산설비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롯데BP화학은 울산에 내년까지 6900억원 규모의 신·증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춰 수익성이 큰 계열사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됨에 따라 전 계열사가 위기감을 갖고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부문인 유통은 인력재편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본사 인력의 13%를 현장일선으로 보내 경영효율화를 모색한다.

    조직문화 변혁에도 집중한다. 변화를 위해 직원간 소통이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변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목표를 모두가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