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미만 연령대 자가면역 확보로 치유 가능성 ↑중앙임상TF 등 전문가들 의견 일치… 미약한 증상 이후 완치 보고28번 사례는 무증상 유지 후 ‘양성→음성’ 변화 포착
  • ▲ 우한 폐렴 선별진료소 앞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안내 중이다. ⓒ연합뉴스
    ▲ 우한 폐렴 선별진료소 앞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안내 중이다. ⓒ연합뉴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전 세계적 공포감이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확진자 중 면역력이 높은 젊은 연령대에서는 항바이러스제 없이 자가치유가 가능하다는 긍정적 지표가 도출돼 주목된다. 

    최근 본지가 파악한 결과, 40세 미만의 17번, 24번, 28번 환자는 항바이러스제 투여 없이 격리 병상에서 치료 중이거나 퇴원했다. 이들은 이번 우한 폐렴 사태에서 대표적인 자가면역 극복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백신이 없는 우한 폐렴은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에볼라 치료제인 ‘렌데시비르’ 등을 치료약제로 쓰고 있다. 

    마땅한 대안이 없으니 대체 약제를 쓰고 있는 셈인데,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기전이 발동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지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17번, 싱가포르 콘퍼런스 다녀온 38세 남성

    17번 환자는 38세 한국인 남성으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컨퍼런스(1월 18일~24일)에 참석해 22일 지인인 말레이시아 확진자와 식사를 한 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4일 귀국한 그는 26일 첫 증상이 나타났고 한양대 구리병원을 방문했지만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31일까지 고열과 기침 증상이 이어졌다. 2월 5일 새벽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에서 양성 판정 통보를 받고 명지병원에 격리됐다. 

    명지병원에 따르면 17번 환자는 CT상 경미상 폐렴 증상은 있었지만 뚜렷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항바이러스제 투입을 결정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왕준 명지재단 이사장은 “이 환자는 조기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었다. 입원한 다음날부터 자체적인 검사를 통해 격리해제 가능성을 타진했다”라고 밝혔다. 

    17번 환자는 항바이러스 투여 없이 격리 입원 8일만에 퇴원했다. 

    ◆ 24번, 전세기 타고 들어온 우한 교민 24세 남성 

    24번 환자는 28세 남성으로 지난달 31일 우한시에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교민이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임시생활시설에 격리된 상태에서 인후통 증상이 생겼고 검사 결과 양성이 확인돼 6일 국립중앙의료원 입원했다.

    이 환자 역시 폐렴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아 일상생활은 문제가 없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24번 환자는 걸어서 CT 촬영과 엑스레이 촬영을 할 정도다. 인후통 증상 외에는 다른 증상은 보이지 않아 항바이러스제 투입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4번 환자의 현재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근시일내 격리해제 및 퇴원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 28번, 잠복기 무용론 불거진 30세 중국인 여성  

    28번 환자는 30세 여성으로 3번 환자의 지인이다. 3번째 환자와 마지막 접촉일을 기준으로 17일만에 확진 판정을 받아 무증상 감염, 잠복기 14일 무용론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간 통증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복용한 진통소염제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무증상 감염’이 우세하다는 결론이다. 

    28번 환자가 입원해있는 명지병원 측은 “무증상 감염사례로 보는 것이 맞다. 양성이 나오긴 했으나 바이러스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경계 수준”이라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치료과정에서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치의인 강유민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약한 증상도 보이지 않은 상황으로 입원 후 병원 자체 검사를 통해 우한 폐렴 여부를 판단했다. 단 하루만에 음성판정을 받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28번 환자는 3번 환자의 밀접접촉자로 중국으로 귀국과정을 논의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됐지만 다시 음성이 나온 희귀사례다. 

    이왕준 명지재단 이사장은 “항바이러스제 투입이 없이도 자가치유가 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이 환자는 이르면 14일경 퇴원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40세 미만의 확진자들은 자가면역으로 치유가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즉, 면역력이 확보된 상황에서는 중증질환으로 번지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방지환 중앙임상TF팀장은 “우한 폐렴이 초기에는 굉장히 무서운 병이라고 소문이 났었지만 국내의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 자가치유된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우한 폐렴 퇴원환자는 지난 5일 2번 환자(55세 남성, 한국인)를 시작으로 1번 환자(35세 여성, 중국인), 4번 환자(55세 남성, 한국인), 11번 환자(25세 남자, 한국인), 3번 환자(54세 남자, 한국인), 8번 환자(62세 여성, 한국인), 17번 환자(38세 남성, 한국인) 등 총 7명이다.

    이 중 17번 환자는 항바이러스제 투입이 없었다. 현재 음성 판정을 받은 28번(30세 여성, 중국인)은 퇴원이 검토되고 있으며 24번(24세 남성, 한국인) 환자 역시 조만간 격리해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