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회의 소집 신동빈 회장 '특별 주문'백화점·마트 휴업 100회 초과… 김포공항 면세점 무기한 휴업내실다지기-예산관리-포스트코로나 대비
  • ▲ 코로나19 극복 응원 메시지를 선보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권창회 기자
    ▲ 코로나19 극복 응원 메시지를 선보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권창회 기자
    롯데그룹에 무거운 숙제가 주어졌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란 예상에, 사업계획 전면수정 등 생존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최근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한 신동빈 회장의 특명이다.  공격 보다 수비 위주의 경영전략 수정과 포스트 코로나 대비가 주요 골자다.

    이미 그룹차원에서 구성된 TF와 함께 계열사별로 숙제풀기 고심이 시작됐다.

    롯데는 올해 유통업 부활과 호텔롯데 상장을 핵심 경영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이들 과제는 사실상 멈춰섰다. B2C 업종 특성상 대면접촉이 많다보니 코로나19 여파의 중심에 놓여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첫 확진자 발생 이후  60여일간 휴점 횟수가 100회를 넘는다.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은 지난 12일부터 무기한 휴점에 들어갔다. 일평균 매출이 2억~3억원에 달했지만, 휴점 직전에는 ‘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운영하는 것 자체가 손해인 셈이다.

    지난해 롯데지주는 단골 리스크인 '일본 이슈'에 큰 피해를 입었다. 오랜 숙원인 한일롯데 연결고리를 끊기 호텔롯데 상장을 올해 진행하려했다. 신동빈 회장 역시 수년간 진행된 상장작업을 이번에는 끝마치겠다고 밝힌 적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 후유증에 또 지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한때 15조가 넘을 것으로 보였던 기업가치는 급전직하했다. 공실률이 90%에 달하다 보니 실적개선도 요원하다. 현재 상황에서는 상장작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위기돌파를 위해 신 회장은 극약처방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유통점포 200곳 축소와 함께 올해 계획한 M&A를 모두 취소했다.

    롯데 관계자는 “유례 없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이미 지난해 말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신규투자와 사업확장 보다는 내실 다지기와 예산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기상황이 계속되면서 임원진 급여 일부 반납 얘기도 흘러 나온다. 이미 호텔롯데 임원진은 3개월간 급여 10%를 반납하고 있다.

    직원과 고객 안전을 주문한 신 회장의 당부도 이행중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5일까지 격주 단위로 재택근무를 실시한 바 있다. 26일부터는 ‘자율재택근무체제’로 전환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한편, 롯데지주는 27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요 안건은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과 송용덕 부회장, 윤종민 사장의 신규선임 등이다. 송용덕 부회장은 지난해 인사를 통해 호텔·서비스BU장에서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사내이사 등재는 정해진 수순이다.

    윤종민 사장의 신규선임은 파격적이라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그간 3인 사내이사 체제에서 4인으로 변화해서다. 윤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전략실 수장으로 유통과 화학, 호텔, 식품 등 전 사업부문을 지원하고 세부목표 및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에게 사내이사라는 중책이 주어지며, 코로나19 사태극복과 향후 성장전략 짜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