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9년 연체 300억대…올 7개월 만에 뛰어넘어주택자금, 주식자금, 생활비 등 가리지 않은 수요2030세대 '영끌' '빚투' 폭발…담보없는 마통 문제
  •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대출(마통) 연체금액이 4년새 가장 많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냈다. 이에 따른 연체율도 과거 평균치를 훌쩍 넘어섰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코로나19 여파 탓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빚투(빚내서 투자)'로 신용대출이 적극 활용되면서 은행권 부실대출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6일 국회 김상훈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중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대출의 연체금액은 405억2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한 해 연체액 297억8500만원을 이미 뛰어넘은 수준이다. 2016~2018년 연체금액이 300억원대 초·중반인 점을 감안해도 올 들어 7개월 만에 연체가 급증한 것을 볼 수 있다. 

    연체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연체율도 과거보다 높은 0.35%를 나타냈으며 ▲2017년 0.22% ▲2018년 0.21% ▲2019년 0.17%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마이너스통장은 금융사가 정한 한도 내 일정금액을 수시로 빌려 쓸 수 있는 대출이다. 과거에는 이자가 낮고 타 대출에 비해 규제가 까다롭지 않아 급히 생활비가 필요한 개인이나 가계의 숨통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경기 침체 장기화에 올해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주택자금, 주식자금, 생활비 수요가 신용대출로 쏠렸고,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대출 연체가 대폭 불어났다. 

    문제는 은행들의 부실대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땅히 투자할 곳 없는 현재 2030세대 젊은층의 자산 증식 욕구가 공격적으로 대출 받아 투자하는 빚투, 영끌 열풍으로 이어져 담보가 없는 마통 수요로 집중되고 있어서다.

    실제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3년새 5대 시중은행에 개설된 마통 계좌 수는 총 337만4908개로, 이 중 20·30대가 만든 계좌가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20·30대의 마통 대출 연체금액도 작년 한 해(102억4400만원) 수준을 이미 뛰어넘은 134억6200만원을 나타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통은 직장인이라면 쉽게 만들 수 있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대출이지만 요즘같이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 빚내서 투자하는 일이 많아져 무분별한 대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은행들이 대출 관리에 집중하고 있지만 수요가 여전히 많고, 가계대출 불안요인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은행들은 신용대출 폭증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주문에 따라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 등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