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기금 7% 고릿돈?… 아시아나 年 이자만 1600억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1호 수혜기업 아시아나항공의 연(年)이자가 최대 16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대출금 2조 4000억원에 7%대 이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업계는 “지원금 아닌 정부에 빌리는 고리대금”이라고 지적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중 2조4000억원 규모의 기안기금을 신청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합병 무산으로 인한 플랜B 차원이다. 기금은 KDB산업은행 등 정부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한다.

현재 신용등급이 ‘BBB-’인 아시아나는 7%대 이율이 유력하다. 시장 금리에 신용등급, 차입금 규모에 따른 가산 금리를 추가한 값이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를 반영할 경우 기안기금 이율이 시중 은행 이율보다 높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는 기금 취지가 무색하다고 지적한다. 이자 부담이 커 지원 효과가 크지 않다는 비판이다. “사실상 고리 대출로 가진 자산을 파는 게 더 이득”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미국 등 해외는 항공 지원금 관련 이율을 1~2% 대로 책정하고 있다. 

최대 1조원의 기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대한항공의 경우 신청을 보류하고 있다. 당초 하반기 중 신청이 예상됐지만 급한 불을 끈 덕에 현재는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기금 신청 대신 기내식 등 사업부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금지원 대상이 까다로운 탓에 신청 자체도 어려웠지만 이율 부담이 커 정부 지원금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최근 항공업계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기안기금은 정부에서 빌리는 고리 대출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산을 팔아서라도 정부 빚은 지지 않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미국 등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아쉬움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기안기금은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관련 항공부문 지원책의 일부다. 지난 5월 40조원 규모의 기금을 설치했지만, 집행이 확정된 것은 아시아나항공 1건에 불과하다. 설치 초기부터 까다로운 지원 조건으로 우려를 샀다.

지원 업종은 항공, 해운, 자동차, 조선, 기계, 석유화학 등 9개 기간산업이다. 총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수 300인 이상 기업만 신청할 수 있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LCC)는 기금 지원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