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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골프장 매각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에 몰리면서 매물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에 이어 한화와 아시아나항공이 골프장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매각 가격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들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골프장 이용객들이 국내에 쏠리고 있다. 해외로 골프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되면서 국내 골프장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인근의 골프장들은 부킹(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 정도로 인기다. 이에 전국의 골프장들은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용을 10% 이상 인상했다.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다.
골프장 소유주들은 이번 기회에 높은 가격으로 매각에 나서는 추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골프장 매각거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33% 증가한 8052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들도 골프장 매각 열풍에 합류하고 있다.
우선 두산그룹이 가장 대표적이다. 두산중공업은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매각했다. 클럽모우CC는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해 있으며, 두산중공업이 지난 2013년부터 운영해온 퍼블릭 27홀 골프장이다.
한화그룹도 골든베이GC 매각을 진행 중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골든베이GC 매각의 인수적격 후보를 추리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골든베이GC는 충남 태안에 위치한 퍼블릭 27홀 골프장이다. 애니카 소렌스탐이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며, 올해 5월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됐다.
아시아나항공도 아시아나CC가 포함된 금호리조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금호리조트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아시아나IDT, 금호티앤아이,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와 NH투자증권이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금호리조트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아시아나CC를 비롯해 경남 통영마리나리조트 등 콘도 4곳과 중국 웨이하이 골프&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계열사 분리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리조트를 가장 먼저 매물로 내놓은 것은 아시아나CC 때문이다. 다른 계열사들 실적이 부진한 반면 아시아나CC가 포함돤 금호리조트는 현재 가장 높은 가격에 처분할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해서다.
아시아나CC는 경기도 용인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회원제 36홀 골프장이다. 때문에 클럽모우CC보다 많은 2000억원 이상으로 매각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M&A가 결렬된 명문제약도 이천의 9홀 규모 더반골프클럽을 500억 안팎에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골프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물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이 매각 대상 순위로 골프장을 최우선으로 선택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