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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회장의 자녀인 박세창(46)·박세진(42) 남매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산업 합류를 서두를지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관리 하에 들어가면서 계열사에 소속된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과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의 거취가 관심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추진했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됐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과 사실상 결별을 했고, 채권단 체제로 전환됐다. 박삼구 전 회장의 자녀들이 더 이상 계열사에 머물기 힘든 상황이 된 것.
아시아나항공은 계열사 분리 매각의 1호로 금호리조트를 선택했다. 코로나19 탓에 국내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자, 아시아나CC를 앞세워 금호리조트를 이번 기회에 처분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박세진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담당 상무가 오빠인 박세창 사장보다 먼저 금호산업 또는 금호고속으로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에서도 매각이 마무리되는 전후 시점에 박 상무가 그룹에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금호리조트 매각이 성사되면 박 상무는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삼구 전 회장도 없는 상황에서 박세창 사장을 도와 그룹 재건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사람은 박 상무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 상무가 아예 퇴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상무는 2018년 7월 아버지인 박삼구 전 회장의 특권으로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했다. 전업주부였지만, 조리 및 호텔전문가라는 명분으로 그룹 계열사 경영진에 합류했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이 이제는 경영에서 물러났고, 그룹 위상도 상당히 쪼그라들었기 때문에 박 상무를 계속 끌고가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또 박세창 사장도 조만간 아시아나IDT를 정리하고 금호산업에서 새출발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 입장에서 박 사장에게 계속 경영을 맡기기 부담스럽고, 매각 움직임이 시작되면 더욱 불편한 관계가 될 수 있어서다. 그룹 입장에서도 하루 빨리 재건을 시작하려면 아시아나IDT 소속보다는 금호산업 소속이 수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여파로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위기 상황에서 박세창 사장이 중심을 잡고 난관을 돌파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아직 박세창 사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논의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산은 등 채권단 결정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