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8월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0.38%정부가 내년 3월까지 대출·이자상환 유예한 탓대출 규모 커져서 은행권은 흐름 살피는데 촉각
  • ▲ 8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0.38%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0.02%p 늘었으나 비교적 양호한 수치다.ⓒ뉴시스
    ▲ 8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0.38%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0.02%p 늘었으나 비교적 양호한 수치다.ⓒ뉴시스
    8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0.38%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0.02%p 늘어난 수치로 비교적 양호한 수치다.

    반면 은행권에서는 최근 신용대출 등 대출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3월까지 대출·이자 상환 유예조치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부실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 기업대출 연체율 가장 높아…중소법인 0.67%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1조1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또 연체채권정리규모는 6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연체율은 기업대출이 가장 높았다. 

    특히 중소법인의 연체율이 두드러졌다. 중소법인의 연체율은 0.67%를 기록해 전월말 대비 0.05%p 늘었고, 개인사업자대출은 연체율은 0.32%로 전월말과 비교했을때 0.02%p 증가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47%를 기록해 전월말 0.44% 대비 0.03% 상승했다. 대기업연체율은 0.29%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를 기록해 전달대비 0.01%p 늘었다. 

    세부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18%로 전월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을 포함한 연체율은 0.48%를 기록해 전월말대비 0.03%p 증가했다. 


    ◆ 정부, 코로나19 지원차 대출 독려 탓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빚으로 연명하는 중소기업, 자영업자가 대폭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우리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8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372조5000억원으로 올들어 34조원이나 증가했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정부가 은행들에 대출을 적극 독려한 영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소상공인 1차 대출로 16조4000억원을, 5월 2차 대출로 10조원 등 총 24조원을 쏟았다. 여기에 최근 4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추가 금융지원을 예고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출은 늘고 있으나 부실 규모는 '깜깜이'다. 내년 3월말까지 정부가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하기로 하면서다. 

    5대 시중은행인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 개인사업자대출 원리금을 연기해준 규모만 36조원에 달한다. 유예된 이자까지 보태면 1조원이 더해진다. 

    한국은행은 올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한계기업의 비중이 21.4%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충격으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다. 또 이들 한계기업의 여신이 60조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계대출 상황도 좋지 못하다. 2분기말 기준 가계부채는 1637조원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나 증가했다. 주택 거래량 증가에 따라 신용대출이 증가한 영향도 있으나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가계부채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3월 대출, 이자 상환 유예조치가 완료되는 시점이 돼야 진짜 부실규모를 알 수 있다"면서 "현재는 신규 대출 증가로 부실 규모가 실제보다 적어보이는 착시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