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신용 비율, 100% 넘긴 것은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처음2030 청년층 가계대출 증가세 他 연령층 압도하는 현상 자영업자 중 유동성 위험 및 상환불능 가구, 꾸준히 증가할 것
  • ▲ 왼쪽부터 한국은행 신현열 안정총괄팀장, 민좌홍 금융안정국장, 이민규 안정분석팀장이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한국은행
    ▲ 왼쪽부터 한국은행 신현열 안정총괄팀장, 민좌홍 금융안정국장, 이민규 안정분석팀장이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한국은행

    주택 및 신용대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가계 소득 증가율은 낮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가계 빚이 처음으로 GDP를 초월했다. 가계의 소득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실위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2030 청년층이 전월세 수요 증가와 주식투자 확대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자영업자 가운데 내년 3월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면 상환불능에 처하는 가구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3분기말 211.2%로 전년 동기 대비 16.6%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가계신용 비율은 3분기말 101.1%로 전년 동기 대비 7.4%p 높아졌고, 기업신용 비율도 110.1%로 전년 동기 대비 9.2%p 상승했다.

    특히 가계신용 비율이 100%를 넘긴 것은 관련 통계가 편제된 이후 처음이다. 즉, 가계 빚이 GDP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한은 측은 “가계신용은 주택관련 대출, 신용대출 증가세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채무상환 부담이 증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이 미약할 경우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는 3분기말 168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으며, 지난해 4분기 이후 증가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이 7.2% 증가했고, 기타대출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6.8% 증가했기 때문이다.

    ◇ 청년층 가계대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

    2030 청년층이 전월세 수요 증가와 주식투자 확대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늘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20~30대 청년층의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여타 연령층(6.5%)에  비해 빠른 증가세를 보인것.

    한은 측은 “청년층의 전월세 및 주택매입 수요 증가, 주식투자 수요 확대 등 수요측 요인 때문”이라며 “청년측의 접근성이 높은 비대면 신용대출 확대, 청년층 전월세자금대출 지원 등 공급층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청년층 가계대출의 가파른 증가에도 채무상환부담이 아직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이 여타 연령층보다 큰폭으로 하락하고 있어서다. 가계대출 연체율(0.47%)도 여타 연령층(0.71%)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측은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는 아직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자영업자 중 내년 3월 상환불능 비중 2%로 늘어나

    내년 3월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이 종료되면 자영업자 중에서 유동성 위험 및 상환불능 가구 비중이 급증하고, 이들은 이전상태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 중 적자가구는 크게 늘어나지 않지만, 유동성 위험 및 상환불능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적자가구의 경우에는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수지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내년 3월 정부 및 금융기관에서 소상공인에 대해 원리금 상환유예가 종료되면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한 테스트 결과이다.

    한은 측은 “유동성 위험과 상환불능 상황에 동시에 처하게 되는 가구의 비중도 0.4%에서 2%대로 상승하며 이전 상태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의 대출심사 등을 통해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에 대해 우선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