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판매 6152대, 전년비 31.8% ↓ 불안정한 회사 상황에 판매 급감1~2일 파업 찬반투표, 최종 결과 주목가결 시 XM3 물량 확보 및 내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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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노사갈등에 판매는 나락으로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노조는 파업을 준비 중이다. 1일과 2일 양일에 걸쳐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가결로 확정되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 결과에 따라 르노삼성이 자칫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월 총 615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31.8% 감소했다.

    수출은 XM3 해외판매 본격화로 전년 동월 대비 160.2% 증가한 2618대를 기록했다. 반면 내수는 3534대에 그치며 55.9% 감소했다. 

    실적 악화의 최대 요인은 불안정한 회사 상황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 노사는 2020 임단협을 아직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엔 사측이 희망퇴직 등을 포함한 서바이벌 플랜을 발표하며 노사 갈등은 더 격화되는 모양새다.

    르노삼성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2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임원 40%를 줄이고 임원 임금도 20%를 삭감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파업을 준비 중에 있다. 지난 1일부터 오늘까지 양일간 열리는 파업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단체행동에 돌입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노조가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하고 실제 행동에 나선다면 르노삼성은 회생 불가능한 상태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르노 본사의 기대를 저버리며 XM 수출물량 확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단 점이 최대 위험요인이다.

    르노그룹은 지난 1월 14일 새로운 경영전략 '르솔루션(Renaulution)'을 발표하며 한국을 대표적인 부진 지역으로 꼽았다. 르노삼성을 지목하며 수익성을 개선하라고도 했다.

    지난달 29일엔 르노그룹 '2인자'인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부산공장을 직접 찾아 파업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파업률은 글로벌 다른 공장과 비교해 5배가 넘는다"며 "품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생산 경쟁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재 르노 그룹과 세계 각 지역의 사업장은 부산공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이 진행된다면 XM 물량 확보 실패 등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내수도 문제다.

    노사 갈등에 본사의 철수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국내 판매는 더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의 불안정한 상황에 고객들이 다른 비슷한 차종을 선택할 수 있단 얘기다. 

    지난달 28일 열린 산업발전포럼에서 크리스토프 부떼 르노삼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지만 한국에서 기업을 하려면 (노조와 정부 등) 모두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제 관심은 노조의 찬반 투표 결과에 쏠린다. 조합원들의 선택에 따라 정상화 단계로 갈 수도,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 봐서 가결이 확정되면 파업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XM3 물량 확보는 물론 내수 추락도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노조원들의 소중한 한표에 르노삼성의 미래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