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 제도권 편입 기대감↑최근 한 달간 25% 급등, 국내 관련주도 동반 상승 투자 저변 확대…증권가 "현물 ETF도 시간문제"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가상자산(가상화폐) 관련주들의 주가도 크게 들썩이고 있다. 비트코인의 정당성에 더욱 힘을 실어주면서 투자 저변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는 39.1% 뛰었다. 에이티넘인베스트(27.3%)와 한화투자증권(10.6%) 주가도 나란히 상승했다. 빗썸코리아 지분을 보유한 위지트는 14.6% 올랐으며, 비덴트는 10.9% 상승했다. 비덴트는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와 지주사 빗썸홀딩스의 지분(각각 10.23%, 34.22%)을 보유하며 대표적인 비트코인 관련주로 꼽힌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한 달간 25% 이상 급등하며 지난 4월 18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6만4895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제도권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역대 최고가를 갱신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16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는 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를 잠정 승인했으며, 18일부터 거래가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산관리업체인 프로쉐어(ProShare)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이며, 프로쉐어는 비트코인 현물 가격이 아니라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ETF를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SEC는 가상화폐의 시세 조작 가능성과 불충분한 정보 제공, 투자자 손실 위험 등을 들어 비트코인 ETF 승인 신청을 반려해왔다. 그러나 비트코인 ETF를 잠정 승인함에 따라 비트코인의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가상자산을 단순 투기가 아닌 금융자산의 하나로 인정받게 되면서 시장이 제도권에 진입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은 투자 저변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입을 모은다. 기관 투자가들의 비트코인 투자가 쉬워지고 개인도 거래소를 거치지 않은 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선물에 투자하는 ETF라는 점이 주목된다”며 “현재 비트코인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SEC 입장에서는 일반 민간거래소에 비해 감독과 규제가 편해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선물 ETF는 직접 현물을 사는 것이 아닌 선물을 구매하는 상품이다. 비트코인 현물 가격에 미칠 영향은 아무래도 현물 ETF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러나 제도권 편입이 불가능해 보였던 비트코인이 점차 제도권 편입의 기미가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한 연구원은 “현재 거래소의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보유량은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일반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사고 있다는 신호”라며 “비트코인 현물 뿐 아니라 이더리움도 ETF 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선 선물 ETF 승인으로 제도권 편입의 역사적인 첫발을 뗐으며, 현물 ETF도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자산배분팀은 “비트코인은 시가총액 1조1000억 달러에 육박해 글로벌 자산 중 시가총액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약 11조4000억 달러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금에는 못 미치지만 9위 페이스북(약 9000억 달러), 10위 테슬라(약 8000억 달러)를 넘어선 금액”이라며 “가치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시가총액 규모 측면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 돼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선물 ETF 상장 승인에 이어 실물 ETF의 상장까지 승인된다면 이는 글로벌 자금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금 실물 ETF인 GLD(SPDR Gold Trust)는 10억 달러를 3일만에 유치한 최단 기록이 있고, 현재 원자재 ETF 중 가장 높은 567억 달러의 AUM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