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트렌드 발맞춰 리서치센터 역량 확대NH·KB·한투·SK증권 관련 인력 수혈 및 조직 신설정보 비대칭 해소 및 PI 사업부 시너지 창출
  • 국내 증권사들이 리서치센터 역량을 가상자산과 비상장사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투자자 니즈를 충족함은 물론 국내 증시 침체 상황에 대비한 신사업 확장 채비로서 리서치 역량을 강화, 활용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첫 비상장기업 분석 리포트 '비상장회담, N잡러의 시대'를 발간했다. 크몽·숨고·위시캣 등 인력 매칭 플랫폼기업 종목 분석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가 담겼다. 비상장사를 전문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VC) 심사역 출신 오세범 연구원을 영입한 점도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은 비상장사뿐 아니라 가상자산에 대한 분석 역량 강화에도 공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진투자증권에서 암호화폐·NFT·블록체인 등을 담당하던 김열매 수석연구원을 영입했다.

    이같은 추세는 주요 증권사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KB증권은 이달부터 디지털자산 전반에 대한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다이아KB를 통해 디지털자산 전반에 대한 심층분석과 관련 동향 업데이트, 주요 이슈 코멘트 등을 다룬다. 

    앞서 지난해 리서치센터 내 비상장기업 분석을 담당하는 신성장기업솔루션팀을 신설, 케비어(케이비 비상장 어벤저스) 리포트를 통해 무신사·브랜디 등 비상장사 분석 정보를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월부터 각 섹터 연구원들이 섹터 내 비상장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분석한 리포트인 V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비상장벤처팀을 신설해 지난해부터 비상장사 리포트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의 혁신 스타트업을 선발·육성하는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초기 비즈니스 모델이 좋은 기업들을 소개하는 역할로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SK증권은 지난해 6월부터 전남 해남 솔라시도 스마트시티 도시개발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리서치센터를 지식서비스 부문으로 확대하고 스마트시티추진실을 신설했다. 이달 초엔 스마트시티 내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리서치와 실무를 담당하기 위해 스마트시티추진실 내 블록체인혁신금융팀을 새로 꾸렸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가상자산과 비상장사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이유는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고, 사업부 간 시너지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덩달아 장외시장,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열기도 뜨거워졌다.

    제도권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K-OTC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고 거래대금은 역대 최대치인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55조2000억원,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11조3000억원에 달한다.

    증권사들은 다양해진 투자 니즈에 맞춰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제 분석·제공함으로써 리서치센터 리포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자기자본(PI) 투자 수익 다각화를 위해 증권사들은 유망한 비상장사 발굴에 리서치센터와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

    증권업계는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 경쟁 과열과 주식시장 침체로 프리 IPO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추세인데, 주관사 자리를 따내기 위해선 비상장사 분석이 필수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비상장사와 가상자산 분야는 정보 비대칭성이 높지만 투자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추세로, 양질의 투자 정보를 제공해 고객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며 "증권사 PI 투자에선 유망 기업 발굴을 통해 사업부 간 시너지도 더욱 제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