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두산그룹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

    지난 8월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에 이어 최근 마지막으로 유지하고 있던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도 사임키로 했다.

    두산그룹은 10일 "박용만 회장이 인프라코어 매각 이후 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사임하겠다고 계속 얘기해 왔다"며 "매각이 마무리됐으므로 자연스럽게 사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박 회장은 당분간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등을 통해 지역사회 봉사,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 사회적 기여에 힘쓸 예정이다.

    한편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차남인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도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난다.

    각자 전문 분야에 맞는 일을 찾아 독립하는 것이라는게 그룹 안팎의 해석이다.

    박서원 부사장은 패션 관련 스타트업 액세러레이터와 디자인제품 컬쳐 등의 컨텐츠 개발 일에, 박재원 상무 역시 실리콘밸리에서 벤쳐캐피탈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박용만 회장이 페스북에 올린 내용이다. 

    아들 둘이 다 독립을 하겠다고 했다. 회사를 떠나서 각자 자기 일을 하겠다고 했다. 큰 아이는 패션관련 스타트업의 액세러레이터와 디자인 제품 컬쳐등의 컨텐츠 개발을 하겠다고 하고, 작은 아이는 실리콘 밸리에서 벤쳐캐피탈 일을 하겠다고 한다.
     
    아무리 자식이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도 부모 입장에서는 늘  충고하고 가르쳐줘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있고, 노파심도 한 몫을 한다. 하지만 둘 다 그냥 독립해서 사무실 구하고 자기 일 하겠다고 하는데, 다른 어떤 감정보다 먼저 떠오른 것은 고맙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고마움으로 노파심을 누를 수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내 그늘에서 그만큼 공부하고 경험했으면 됐다 싶다. 어차피 자식들 커리어는 자식 본인이 만들어 가는 것이니 부모로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가 맞는 일이다. 이제부터는 삶의 동반자로 그리고 사랑을 나누는 가족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 될 일이다.

    한편으로는 자식마저도 일하던 버릇의 연장선상에서 대하지 않았나 반성도 한다.  뭐든 모자라다 싶으면 가르치려 했고 내가 앞서 이끌려 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바꿔야 한다. 이제는 격려하고 지켜보는 역할을 잘 해야 하겠지. 자식들 독립과 동시에 그 아이들을 대하는 나도 변화를 잘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연초부터 공언한대로 그룹의 모든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그룹의 실무를 떠난지는 이미 오래 됐고 상징적 존재로 있던 자리까지 모두 떠난다. 

    이제 이렇게 두산을 떠나는 것이니 나도 독립이다. 이제부터는 그늘에 있는 사람들 더 돌보고 사회에 좋은 일 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그러니 삼부자 모두가 각각 독립하는 셈이다. 서로 바라 보며 응원하고 화이팅을 외친다. 마음이 그득하니 좋다.

    페친 여러분도 많이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