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취업자 36.9만명↑…7년만 최대폭 증가기저효과·수출호조 탓…60세 이상↑·3040대↓숙박음식업·직원둔 자영업자 감소…알바 급증
  • ▲ 일자리정보 게시판.ⓒ연합뉴스
    ▲ 일자리정보 게시판.ⓒ연합뉴스
    문재인정부 말미인 지난해 고용 성적이 나왔다. 전년보다 36만9000명이 늘어 7년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다만 양적으론 증가했으나 질적인 측면에선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워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늘어난 일자리의 65.9%가 60세 이상 노인일자리에서 나왔고,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소상공인 손실 보상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해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6만5000명 줄었다. 구직단념자는 6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3000명 늘었고, 초단시간 근로자는 25만1000명이나 급증했다.

    12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1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5세 이상 취업자는 2727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36만9000명(1.4%) 증가했다. 증가 폭은 2014년(59만8000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컸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2712만3000명)과 비교했을 때보다도 15만명 이상 늘었다. 지난해 11월21일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코로나 때문에 줄어들었던 고용이 지난달까지 거의 99.9% 회복됐다"고 말했는데, 고용의 양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회복을 넘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취업자 수 2729만8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만3000명(2.9%)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최대 증가 폭을 보였던 9월(67만1000명)보다도 10만2000명이 많았다. 2014년 2월 이후 7년10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12월 들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했는데도 취업자가 늘어난 데 대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데다 수출 호조, 비대면·디지털산업 전환 등 산업구조 개편으로 고용 회복세가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 광풍에 따른 기저효과가 적잖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가 처음 닥친 2020년에는 연간 취업자가 21만8000명 급감하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27만6000명) 이래 2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었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를 성별로 보면 남자는 1554만8000명, 여자는 1172만5000명으로 각각 전년보다 16만6000명(1.1%), 20만2000명(1.8%) 늘었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9만8000명·8.5%), 운수·창고업(10만3000명·7.0%), 건설업(7만4000명·3.7%) 등에서 늘었다. 반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업(-15만명·-4.3%), 숙박·음식점업(-4만7000명·-2.2%)과 협회·단체 및 수리·기타개인서비스업(-5만5000명·-4.6%) 등에서 줄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우리 경제를 지탱한 가운데 내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우리 산업의 근간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도 8000명(-0.2%) 감소했다.

    나이별로는 60세 이상에서 33만명, 20대 10만5000명, 50대 6만6000명 증가했다. 반면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대에서 10만7000명, 40대에서 3만5000명이 각각 감소했다. 늘어난 일자리만 따져보면 연간 50만1000명이 증가한 가운데 60세 이상에서 65.9%를 차지했다. 지난해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혈세를 투입한 노인일자리사업 실적이 고용 증가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 전통시장.ⓒ연합뉴스
    ▲ 전통시장.ⓒ연합뉴스
    지난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36만6000명)와 임시근로자(15만2000명)는 늘었으나 일용근로자(-9만6000명)는 줄었다.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들쑥날쑥하면서 골목상권의 고용한파가 이어졌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6만5000명(-4.7%), 무급가족종사자는 3만5000명(-3.3%) 각각 줄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부터 3년째 감소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만7000명(1.1%) 늘었다.

    직장은 있지만 일하지 않은 '일시 휴직자'는 49만명으로 1년 전보다 34만7000명(-41.5%) 감소했다. 이들은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된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5%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p)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5%로 1년 전보다 0.6%p 상승했다.

    경제활동인구는 2831만명으로 1년 전보다 29만8000명(1.1%)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3000명(0.0%)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은 239만8000명으로 2만4000명(1.0%) 증가했다. 60세 이상(6만4000명·6.8%), 30대(2만8000명·11.1%)에서 늘고, 50대(-3만9000명·8.5%), 20대(-2만2000명·-5.2%) 등에선 줄었다. 최근 1년 이내 구직 경험이 있고 취업을 원하지만 노동시장의 사유로 일자리를 못 구한 구직단념자는 6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3000명(3.8%)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103만7000명이다. 1년 전보다 7만1000명(-6.4%) 줄었다. 실업률은 3.7%로 0.3%p 내렸다. 20대(-4만5000명·-1.3%), 50대(-2만1000명·-0.3%), 30대(-1만8000명·-0.2%) 등에서 내리고, 60세 이상(2만4000명·0.2%)에선 올랐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2007만8000명으로 3만4000명(-0.2%) 줄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670만6000명으로 75만명(12.6%) 급증했다. 주당 1~17시간 단시간 근로자는 215만2000명으로 25만1000명(13.2%) 급증했다.
  • ▲ 노인일자리 사업.ⓒ연합뉴스
    ▲ 노인일자리 사업.ⓒ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