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인수위 요청으로 오찬 행사 주선대한상의·중기중앙회 등 전경련 주도 불편함 내비쳐"전경련 부활론" vs "대한상의 대세론"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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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전경련 패싱'이란 단어를 만들며 철저히 소외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윤석열 정부에서 '재계 맏형'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6단체와 도시락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번 오찬은 장제원 윤 당선인 비서실장 측이 전경련에 먼저 연락해 오찬 행사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제원 비서실장과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MB정부 출신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전경련은 다른 경제단체들에 일정과 관련한 연락을 돌리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경제단체들은 전경련이 '연락 창구'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던 전경련이 구심적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오찬은 윤 당선인이 선거 후 처음 재계 인사들을 접견한다는 차원에서 주목됐다. '경제계 대표단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경제단체들은 윤 당선인의 첫 방문 유치에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회동과 관련해 당선인 비서실장 장제원 의원이 국회 법사위 활동을 통해 상법개정안이 문제될 때 전경련을 통해 의견을 청취한 인연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과거 대기업을 대표하는 '맏형' 격으로 꼽혔으나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고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에선 외면당했다. 이후 청와대 행사 등에 초청받지 못했으며, 대신 대한상의가 각종 행사를 주도하며 재계의 구심점으로 부상했다. 상의는 지난해 3월 최태원 SK 회장이 회장에 선출되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계를 대표하는 맏형을 두고 대한상의와 전경련 경쟁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찬 간담회에 전경련이 참석하면서 앞으로 윤 정부에서의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 대통령 신년회와 같은 행사에도 전경련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5년간 위축됐지만 대통령이 중요 파트너로 꼽고, 계속 참여한다면 그 위상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제계를 대표할 단체가 어디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며 "현재 경제2분과에 SK출신 인수위원이 대거 기용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었던 만큼 대한상의가 이번 오찬을 이끌었으면 결국 또 다른 논란이 생겼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