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분과, SK 전현직 관계자 포진재계, 민간 주도의 실용적인 산업 정책 기대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정재계 소통 원활 전망SK 중심의 쏠림현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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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17일 경제2분과 간사에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를 임명했다. 인수위원에는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 유웅환 전 SK 혁신그룹장, 고산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창업과학자)를 임명했다.
경제2분과에 포진된 인사들의 경력을 보면 '4차산업'과 'SK'라는 키워드가 중복된다.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이 교수는 2012년부터 6년 간 SK하이닉스 사외이사를 지냈고, 인수위원인 왕 교수는 2012년 SK중국경제연구소장을 맡았다. 유 고문도 2018년 SK텔레콤 오픈콜라보센터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SK텔레콤 고문을 맡고 있다. 고산 대표를 제외하고 간사와 인수위원이 SK그룹 전현직 관계자인데다 인수위원 모두 4차산업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공통점이 있다.
재계는 이번 경제2분과 인수위원이 4차 산업 전문가로 민간 주도의 실용적인 산업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경제2분과에선 4차산업 전문가가 대거 포진돼며 국가적으로 산업 육성 및 정책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국내는 규제로 인해 해외에 나가서 창업을 하는 일들이 빈번했던 만큼 이번 새 정부는 규제 철폐에 앞장서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 팀장은 "인수위원이 기업 현장을 경험한 학자로 재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구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SK맨들이 대거 포진하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맡고 있어 새 정부 산업, 기업 정책의 큰 틀을 짜는데 정재계의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SK 쏠림현상에 특정 회사 위주의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안철수 위원장의 추천으로 들어간 고산 대표 이외에 인수위원이 모두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등 SK그룹의 핵심에서 온 인물들"이라며 "반도체, 4차산업 육성 등 의미는 좋지만 특정 기업 관련 인사를 몰아준 것은 아쉽다"고 전했다. -
윤 당선인은 경제2분과에 일자리 창출과 불필요한 규제 혁파 등 산업계가 원활하게 소통하는 민간 주도의 실용적인 산업 정책들을 입안하는데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사를 맡은 이창양 교수는 하버드에서 정책학 석사와 기술혁신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9회 행시 수석을 통해 산업자원부 산업정책 과장 등 정부 부처에서 15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2000년부터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2년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할 때부터 6년간 SK하이닉스 사외이사를 지냈다. 현재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와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이 교수와 함께 호흡을 맞출 왕윤종 교수는 1993년부터 2004년까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에 이어 2004년 SK경영경제연구소장을 시작으로 2012년 SK중국경제연구소장까지 9년을 SK그룹에서 활동했다.
왕 교수는 디지털 경제와 신산업 분야의 전문가로 가상화폐,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디지털 산업 및 경제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 고문은 대한민국 ESG혁신 방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유 고문은 2013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수석연구원, 2015년 현대차 연구소 이사에 이어 2018년 SK텔레콤 오픈콜라보센터장을 시작으로 현재 SK텔레콤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수위는 유 고문에 대해 "기술이 사람, 사회, 환경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분"이라며 "미래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평했다.한국 최초 우주인에 도전한 인물인 고산 대표의 등장도 눈에 띈다. "국내 1호 우주비행사에서 탈락했지만 세상을 바꾸려는 예비창업자들을 돕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비영리법인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설립하는 등 대한민국 미래세대에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는 게 인수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