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롯데카드 인수 검토한 바 없다"... 재차 확인하나금융, KT 등도 관망 모드업황 좋지않은 데다 3조 몸값 시장기대치 보다 높아
  • ▲ 롯데카드 사옥.ⓒ연합뉴스
    ▲ 롯데카드 사옥.ⓒ연합뉴스
    롯데카드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몸값이 3조원으로 추산되면서 매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업체들마저 난색을 표하면서 가격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아직 매각이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인수후보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를 발송하는 등 매각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롯데카드는 2019년 롯데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1조3810억원에 매각된 바 있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롯데카드는 3년간 순이익과 자산 규모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기업가치를 올렸다. 

    특히 지난해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4.7%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해인 2019년 당시 순익(571억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자산 규모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6조6247억원으로 1년 새 14.6% 늘었다.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시점(13조3326억원) 대비로는 3년 만에 24.6% 늘었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의 희망 매각가로 업계는 3조원 대의 지분가치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BC카드의 모회사인 KT 등이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2일 진행된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공식적인 매물로 나온 건 아니지만 카드업 전망, 합병효과, 자본비율 등을 감안해서 검토는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로서 인수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거나 확정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KT 역시 최근 MBK파트너스와의 만남에서 "가격이 비싸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도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단숨에 시장점유율 3위로 뛰어오르는 등 몸집이 커지지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소송정국에서 공격적인 기업결합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카드의 기업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년간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올해도 그럴 것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올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악화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카드채권 조달금리 상승, 카드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편입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수익성 개선을 통해 롯데카드의 기업가치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몸값이 예상보다 높다는 의견이 많다"며 "카드업황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카드 매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