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서 흑자 전환, 황금알 낳는 모빌리티 '무한 확장'논란 부담, 시장 악화로 기업공개 불투명... 판매 '선회'투자자 계약 '급한불' 청산, 글로벌향 사업 집중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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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과 관련해 말을 아끼면서 의혹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해명공시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카카오는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남궁 대표는 22일 플랫폼 자율규제 간담회 자리에서 매각설과 관련해 부인이나 해명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과 관련해 내부적인 물밑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한다. 앞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사내 간담회에서 “매각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은 절반 이상이 노조에 가입하며 매각 반대 요구와 사측에 단체교섭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6조가 넘는 카카오의 계열사 중에서도 핵심이자, 모빌리티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사업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465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입 회원 3000만명, 월 사용자 1000만명이 넘는 카카오 T 플랫폼을 바탕으로 MaaS(서비스형 모빌리티) 사업 확장성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불거진 이유는 기업공개가 어려워졌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장 후에 더 높은 가치를 받을 수 있는데도 현시점에서 내놓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데서 카카오의 재무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 분위기는 상장을 해도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는 전일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17만 3000원) 대비 60% 감소한 6만 8500원에 거래되면서, 2년 1개월 만에 시가총액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카카오페이에서 비롯한 자회사 ‘쪼개기 상장’ 등 비판여론이 커지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공개 추진 일정은 점점 미뤄져 왔다.

    지난해 이른바 ‘플랫폼 국감’에서 골목상권 침해를 비롯한 독점 논란의 중심에 선 기업은 카카오모빌리티였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만큼 플랫폼 노동자 및 택시·대리운전 업계와 상생할 것을 요구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잠정 결론을 내리고 심사보고서를 발송하는 등 리스크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불거진데 대해 카카오가 부담을 느낀 부분이 크다고 설명한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대리운전과 같은 플랫폼을 활용한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영위하면서 피해 사례가 발생하는 건 분명하다”며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두고 핀셋형 규제가 아닌 기업 이미지에 관한 문제 등을 걱정하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까지 기업공개를 완료해 2017년 물적분할 당시 글로벌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로부터 받은 5000억원 규모 투자금 회수를 약속한 바 있다. 8조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카카오모빌리티의 40%가 매각 대상으로 알려져, 매각 규모는 3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매각 후 남는 자금으로 최근 발표한 카카오톡의 글로벌화 전략과 3차원 기반 메타버스 ‘컬러버스’ 등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