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분리 사후감독 강화된 공정거래법 첫 적용작년 LG거래 비중, 판토스 58.6%·세미콘 24.2%LX "거래선다변화 및 내부거래 관리·감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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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범 1년여 만에 공식 홀로서기에 성공한 LX그룹이 향후 3년간 내부거래 축소에 집중할 전망이다. 친족 독립경영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법이 적용된 첫 사례인 만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면밀히 지켜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LX그룹은 LG에서 계열 분리를 위한 절차를 공식 마무리했다. 전날 공정위가 LX그룹의 친족독립경영(친족분리) 신청을 인정한 데 따른 결과다. 구본준 회장이 LX 홀딩스를 포함한 12개사를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정위는 LX그룹이 친족 분리 인정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봤다. 계열분리가 최종 인가나기 위해서는 LG 측이 보유한 LX 계열사 지분보유율(12개사 중 4개사), LX 측이 보유한 LG 계열사(61개사 중 9개사) 지분 보유율이 각각 상장사는 3% 미만, 비상장사는 10·15% 미만이어야 한다. 또한 임원겸임, 채무보증, 자금 대차, 법 위반 전력 등도 없어야 한다. 

    특히 가장 변수로 여겨졌던 LG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도 공정위의 심사를 무사하게 통과했다. 그간 재계에서는 LX그룹의 계열 분리에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내부거래 비중은 계열분리 조건 중 ‘내부 부당거래 금지’와 직결되는 항목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LX판토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LG 계열사들과의 거래 비중이 58.6%에 달한다. ‘운수 및 창고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집단 평균 내부거래 비중인 20.1%의 3배 수준이다. 또 다른 계열사 LX세미콘도 지난해 LG 계열사들의 거래 비중이 24.2%다. ‘전자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집단 평균 내부거래 비중인 3.9%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재계에서는 LX그룹이 당분간 내부거래 낮추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깐깐한 사후감독 나설 것으로 예상돼서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친족분리 후 사후감독이 강화됐다. LX그룹은 친족 독립경영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법이 적용되는 첫 사례다. 

    기존 공정거래법은 부당 내부거래 가능성이 높은 회사도 친족 분리가 가능, 친족 분리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지속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공정위는 친족분리 사후감독을 한층 강화토록 했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공정위는 친족분리 이후에도 3년간 독립경영 인정 요건 충족 여부를 점검한다. 또한 3년 이내 새롭게 지배력을 확보한 회사로까지 부당 내부거래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동시에 동일관련자 제외요건(친족독립경영 등)에 해당하지 않게 된 경우, 회사의 청산 등으로 친족측이 지배하는 회사가 없게된 경우 분리된 친족을 당초대로 동일인의 친족으로 복원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3년 안에 충족한 요건에서 다시 제외되는 경우 공정위는 친족분리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LX그룹은 기존 LG계열사와의 거래를 낮추는 동시에 신규 계열사 설립 시에도 LG 계열사와의 거래는 최대한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LX그룹은 거래선다변화와 내부거래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LX판토스는 외부거래선 규모를 확대하고 고성장 산업군 중심의 수주활동을 확대한다. 또한 인프라 투자를 통한 내부거래 비중 감소를 추진한다. LX세미콘은 해외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거래를 확대하고 신규 사업분야에 진출한다. 

    동시에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를 설치해 내부거래의 투명성과 적정성을 제고한다. LG와 유사한 수준으로 내부거래 심의 기준과 절차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밖에 사후점검 기간 동안 LG 계열사와의 거래 내역 자료를 제출하고, 이후 2년간 내부거래 모니터링을 위한 자료를 자발적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LX홀딩스 관계자는 “LX와 LG의 계열분리가 완료되면서 LX는 완전한 독립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며 “사업 다각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그룹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