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회원 긴급 설문조사 결과 공개법령 정비·대응지침 강화·검찰 기소요건 완화 등 찬성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지난달 용인 응급실 의사 살인미수사건, 부산 응급실 방화사건 등 의료현장에서의 폭력사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최근 1년 이내 환자나 보호자에게 폭언 또는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의사가 10명 중 8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는 기관지 의협신문을 통해 지난 6월 28일~30일 총 1206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응급실 폭력 방지를 위한 대회원 긴급 설문조사’를 시행했고, 그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 10명 중 8명인 78.1%가 최근 1년 이내에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폭언 또는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1년에 1~2회’와 ‘한 달에 1~2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47.3%, 32.1%를 차지했다. 

    게다가 ‘1주에 1~2회’ 폭행 역시 11.2%를 차지해 의료인 대상 폭력행위가 실제 매우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협을 당했을 때 대응방안을 묻는 문항에는 ‘참는다’가 44.9%로 절반에 가까운 응답률을 보였고, 대응지침과 매뉴얼에 대해서는 62.6%가 ‘없다’라고 응답해 여전히 대책이 미흡한 현실임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응급실 내 경찰 배치와 해당 경찰이 응급실 폭언·폭행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정비, 대응지침 강화, 검찰의 기소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대부분의 의사들이 찬성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반의사불벌죄’에 대해서는 87.1%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김이연 의협 홍보이사는 “응급실이 안전하게 느껴지는지 묻는 문항에 ‘불안하다’와 ‘매우 불안하다’가 총 56.2%로 나타났다. 생명을 지키는 공간에서 해를 가하는 행위가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회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현실이 참담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응급실에서 근무중인 의사 회원들이 얼마나 범죄에 무방비하게 노출됐는지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의사 회원들이 찬성하는 대책들이 현장에 실효성 있게 적용될 수 있도록 의협에서도 정부와 지속적으로 대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