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 건설-자동차로 분할… 내년 1월 존속-신설법인 재상장이웅열 명예회장 장남, 첫 대표로 '코오롱모빌리티'재계 "그룹 승계 위한 본격적 행보"
  • 코오롱그룹의 핵심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이 건설과 자동차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하면서 이규호 부사장이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를 맡았다. 경영 승계를 위한 첫 시험대에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건설·상사 부문의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 부문 신설 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 분할하기로 의결했다.

    BMW와 아우디·볼보·지프·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부문은 신설 법인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분할하고 건설과 상사 부문, 코오롱스포렉스와 그외 자회사는 존속 법인 코오롱글로벌에 남는다.

    코오롱글로벌은 존속 법인과 신설 법인 사업을 내년 1월 1일 75 대 25의 비율로 인적 분할하고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신설 및 재상장한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2012년 건설과 상사·자동차 부문을 합병하며 사업 간 상생을 통한 안정적 성장을 이어왔으나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을 고려해 기업 분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4세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신설 법인의 각자 대표를 맡는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수입차 유통 판매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개편·확장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전기차(EV) 영역에서 신규 브랜드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또 기존 오프라인 위주 유통사에서 나아가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중고차 사업 등 모빌리티의 밸류 체인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재계는 이 부사장이 이끌던 자동차 부문에 더욱 힘을 실어 준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1월부터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을 맡아왔던 이 부사장 부임 직후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5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0% 늘었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무려 65.61% 증가한 57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도 이 같은 실적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코오롱글로벌의 매출에서 수입차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건설 부문을 뛰어 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신설 법인은 이러한 성장성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 재계는 이 부사장이 모빌리티 대표로 선임된 데에 이 명예회장에게 어느정도 경영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소기업협의체에 코오롱그룹 대표로 참여하며 그룹 내 수소사업을 총괄하며 그룹 내 입지를 강화했던 이 부사장이 모빌리티 대표로 시장에 경영 능력을 확실히 인식 시킨 뒤 지주사 지분을 늘리는 식으로 승계 토대를 닦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2018년 퇴임 간담회에서 지주사 코오롱 지분 49.74%를 이 부사장에게 증여할지 여부에 대해 "능력이 안 되는데 굳이 지분을 물려주고 경영권을 넘길 생각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현재도 이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지주사 코오롱의 지분 49.7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반면 이 부사장은 계열사를 포함해 코오롱그룹의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한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효율적인 경영활동 및 브랜드별 전문성, 독립성 확보를 위해 가까운 시일 내 BMW부문의 물적분할을 검토 및 계획하고 있다.